해양쓰레기 천국될라…통영 해양폐기물 순환센터 반입물 확대 제동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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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센터 관리·운영 조례안
폐기물 반입 범위, 대상물 확대
시의회 상임위서 표결 끝 부결
“시민 정서 고려해 숙의 거쳐야”

통영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2일 열린 제241회 임시회 조례안 예비 심사에서 ‘통영시 해양자원 순환센터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표결 끝에 부결했다. 김민진 기자 통영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2일 열린 제241회 임시회 조례안 예비 심사에서 ‘통영시 해양자원 순환센터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표결 끝에 부결했다. 김민진 기자

경남 통영시가 관내 어업폐기물을 자원화하려 국비 등 150억 원을 들여 만든 시설에 전국의 해양폐기물과 도내 사업장폐기물을 반입하려다 시의회에 제동이 걸렸다. 시설 투자금을 부담한 민간 수탁자 수익성 보전을 위한 고육책이지만, 시민 정서상 거부감이 큰 사안인 만큼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관련 조례안이 상임위에 발목이 잡혔다.

통영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2일 열린 제241회 임시회 조례안 예비 심사에서 ‘통영시 해양자원 순환센터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표결 끝에 부결했다. 조례안은 시설 주요 업무와 운영 방식, 소요 경비, 처리대상 및 방법 그리고 반입물 등을 규정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제7조에서 정한 ‘반입 대상’이다. 해당 조항은 ‘센터에 반입하는 해양폐기물은 통영시에서 직접 수집·운반하거나, 시장과 위탁계약한 수집운반업자가 수집한 폐기물로 PE, PP 계열의 선별 완료한 관내 사업장폐기물’이라고 규정했다.

또 폐기물 광역관리가 필요한 경우 협약을 통해 경남도 내 지방자치단체, 한국어촌어항공단, 해양환경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에서 수집한 해양폐기물도 반입할 수 있도록 했다. 공단이 전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폐기물 반입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한 셈이다.

통영시 가 국비 등 150억 원을 투입해 국도 67호선 쓰레기 매립장 인근에 마련한 ‘해양자원 순환센터’. 센터에선 하루 15t의 해양폐기물을 처리해 9100L의 백등유를 생산한다. 부산일보DB 통영시 가 국비 등 150억 원을 투입해 국도 67호선 쓰레기 매립장 인근에 마련한 ‘해양자원 순환센터’. 센터에선 하루 15t의 해양폐기물을 처리해 9100L의 백등유를 생산한다. 부산일보DB

여기에 ‘폐기물이 부족한 경우 경남도 내 사업장폐기물도 반입할 수 있다’는 조항도 추가했다. 필요에 따라 해상은 물론 육상 폐기물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반입 대상 폐기물로 양식용 부자, 폐어구, 플라스틱, PET병, 폐비닐, 폐타이어 등 11가지 세부 종류를 명시하고, 수탁자가 성분 분석 후 투입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해양자원 순환센터는 어로 활동에 수반되는 각종 폐기물에서 ‘실내 등유(백등유)’를 추출하는 국내 최초 해양폐기물 정제시설이다. 민간 사업자 제안을 토대로 국비 75억 원에 도비 22억 5000만 원, 시비 52억 5000만 원을 투입해 국도 67호선 쓰레기 매립장 인근에 연면적 2316㎡, 지상 2층 규모 건축물과 선별·파쇄·건조기 등 기본 설비를 완성했다. 여기에 민간 사업자가 53억 4000만 원을 들여 고온 열분해유 시설을 추가했다.

문제는 처리용량에 비해 원자재가 되는 폐기물이 부족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센터에선 하루 최대 15t, 연간 3900t까지 처리 가능하다. 24시간 단계별로 섭씨 200도에서 380도까지 고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탓에 생산량에 따라 손익이 갈린다. 생산 비용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원활한 원자재 수급이다. 그런데 통영시 관내에서 발생하는 해양 폐기물은 모두 합쳐 2000t 남짓이다. 이대로는 수익성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하려 폐기물 반입 지역과 대상물 범위를 넓힌 것이다. 통영시 임석현 해양산업과장은 “수익 창출해야 하는 상황에 서로 윈-윈 하기 위한 절충안”이라고 설명했다.

통영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2일 열린 제241회 임시회 조례안 예비 심사에서 ‘통영시 해양자원 순환센터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표결 끝에 부결했다. 김민진 기자 통영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2일 열린 제241회 임시회 조례안 예비 심사에서 ‘통영시 해양자원 순환센터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표결 끝에 부결했다. 김민진 기자

그러나 시의원들은 시민 정서나 도시 이미지를 고려할 때 숙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미옥 의원은 “조례대로라면 전국의 육·해상폐기물 통영으로 오게 된다. 시민 건강과 환경, 지역 이미지 측면에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시민들이 제대로 알고 받아들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혜경 의원도 “만에 하나, 단 1%라도 우려가 있다면 시민 의견부터 수렴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최미선 의원 역시 “실제 돌려보고 얼마가 필요한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한 다음 판단해야 한다.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박상준 의원도 “굳이 관외 반입까지 해야 하는지, 해양쓰레기 천국이 되는 건 아닌지 한 번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반면 전병일 의원은 “잘 지은 공장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조례다.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개정하면 된다. 딱히 좋을 것도 없지만, 나쁠 것도 없다”고 반박했다.

임 과장도 “(일반) 사업장폐기물 반입은 (본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본다”고 인정하면서도 “혹시나 부족하거나 인근에서 필요로 할 때를 대비해 준비한 내용이다. 운송 단가 등으로 고려할 때 경남 외 지역에서 반입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반감을 누그러뜨리긴 역부족이었다.

결국 노성진 위원장은 정회 후 조례안을 표결에 부쳤고 거수투표 결과, 찬성 2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부결됐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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