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청 청사 활용 방안 논의 과정서 ‘이해충돌’ 논란
구의회, 행정사무감사서 지적
“지난해 전문가 자문위원회에
민간 개발사 관계자 2명 참여”
현 청사 활용 방안은 오리무중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건립 중인 해운대구청 신청사 조감도.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청 건물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청 현 청사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구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신청사 건립이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며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 청사 활용 방안을 빨리 정하지 못하면 노른자 땅이 오랜 시간 방치될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18일 해운대구의회에 따르면 구의회는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를 통해 “현 청사 활용 방안 자문 회의에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민간 개발사 등이 포함돼 특정 업체가 주도하는 의혹 등 투명성 결여 문제가 제기됐다”며 “위원 선정 시 이해충돌 당사자를 배제하는 등 자문회의 운영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철저히 지키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해운대구 중동 현 청사는 1981년 지어져 건립된 지 44년이 지나 노후화됐고, 급증하는 인구와 행정 수요에 비해 공간도 협소한 상황이다.
청사 이전을 추진하는 해운대구는 지난해 3월 위원 8명이 참여한 현 청사 활용 방안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열었다. 구의회가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민간 개발사 관계자라고 지적한 위원은 이들 중 2명이다. 공공 부지 활용 방안을 찾는 전문가 회의에 이들이 참여하며 공공성이 흐려지고, 관계 업체에 유리한 개발안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구의회 입장이다.
현 청사 활용 방안을 둘러싼 잡음에도 확정안은 여전히 미정이다. 지난해 10월 구청은 복합문화플랫폼과 복합주차시설 2가지로 선택지를 좁히고, 빠른 시일 내에 활용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해를 넘긴 현재까지 상황은 그대로다. 결국 구청은 예산을 투입해 활용 방안을 찾는 용역에 나선다. 올 상반기 안에 예산 4000만 원을 들여 ‘현 청사 활용 기본구상 수립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수년간 논의에도 결론을 못 짓고, 활용 방안 찾기에 나선 건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운대구는 그동안 청사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예산을 썼다. 2020년 계획 수립용역, 2021년 아이디어 공모, 2023년부터 전문가 주민 포럼 등을 열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활용 방안이 빨리 정해지지 않으면 교통과 관광 요지에 자리한 현 청사 부지가 청사 이전 이후 공터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현 청사가 위치한 중동 부지 8621㎡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해운대해수욕장, 구남로 등과 가까운 ‘노른자 땅’이다. 청사 이전 이후 현 청사가 장기간 방치되면 슬럼화나 주변 상권 침체도 우려된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논란이 된 자문위원회는 상설위원회가 아닌 일시적 위원회 성격이라 지난해 3월 이후엔 문제가 된 위원들이 참가한 위원회가 열린 적 없다”며 “현 청사 활용 방안은 의견 수렴 절차를 더 거쳐야 하는 상황이고, 활용 방안이 결정되면 빠르게 추진할 수 있게 현 청사 활용기금 관련 조례를 만들어 필요한 예산을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운대구 재송동에 건립 중인 신청사 공정률은 28%로 오는 2027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1741억 원을 투입해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로 건립된다. 신청사 부지에서 10만t 규모 폐기물이 발견된 후 환경단체가 토지 오염 가능성을 주장하며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법원은 “신청사 부지의 토양오염도 검사 결과 법을 위반하거나 현저한 환경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없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