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수보가 환경 파괴라고?" 환경단체 주장에 산청군 '발끈'
산청 주민, 다기능 담수보 추진 촉구
지난해 산불 당시 소방용수 부족 겪어
환경단체 반발에 “주민 생존권 우선”
산청군 삼장면 주민자치회는 13일 산청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장면 다기능 담수보 정상 추진을 촉구했다. 김현우 기자
경남도가 지난해 최악의 산불 당시 소방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산청군에 다기능 담수보를 설치하려 하자 환경단체가 반발 움직임을 보인다.
그러자 산청군 주민을 중심으로 ‘산불 발생 시 생존권 문제’라며 담수보의 즉각 설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산청군 삼장면 주민자치회는 13일 산청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장면 다기능 담수보 정상 추진을 촉구했다.
삼장면 주민자치회 박석춘 사무국장은 “지난해 3월 산청군 시천·삼장면 일대에 난 산불은 시천면 가동보에 담수된 물이 있어 진화 작업이 가능했다”며 “국립공원구역이 있는 삼장면 또한 담수보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삼장면은 갈수기와 수해 퇴적물로 하천이 메말라 있는데 이 상황에서 담수보 없이는 대형 산불이나 농업용수 부족에 대응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지난해 대형 산불 당시 산청군은 소방용수 확보에 애를 먹은 바 있다. 하루 평균 수십, 수백 대 소방 헬기가 물을 퍼 날랐는데 물을 확보할 수 있는 장소는 고작 4~5곳에 불과했다.
소방 헬기가 물을 담으려면 최소 1.5m의 수심이 나와야 하는데 대부분 하천이 갈수기에 메말라 바닥을 보였다. 그나마 수심 확보된 일부 하천이 아니었으면 산불 진화는 더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지난해 3월 산청군 시천면에서 소방헬기가 소방용수를 뜨고 있는 모습. 김현우 기자
이에 경남도는 지난해 3월 산청·하동 산불 이후 경남서부에 소방용수 확보용 다기능 담수보 설치에 나섰다. 산불이 갈수록 대형화·연중화 추세를 보이면서 하천수를 활용한 신속한 진화 체계 구축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설명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사업이 완료되면 대형 산불 발생 시 초기 진화 골든타임 확보가 수월해진다. 산불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특히 갈수기에는 소방용수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 안정적인 소방용수 확보를 위해 다기능 담수보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담수보 설치와 관련해 지자체 신청을 받은 결과 산청군 덕천강에 담수보가 우선 추진된다. 사업은 기존에 있는 보를 철거하고 그 위로 높이 1.5~2.0m 규모의 ‘유압식 가동보’를 설치하는 형태다. 가동보가 기립될 경우 최대 1만 8000t의 물을 채울 수 있다.
담수보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될 경우 3월께 공사에 들어가 6월부터는 담수보 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지리산 계곡에 담수보가 설치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가 즉각 반발했다. 담수보가 설치되면 수생태계가 훼손된다는 게 이들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불필요한 중복 사업으로 세금 낭비가 이뤄지고 있고, 공론화 절차도 무시됐다며 담수보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자 환경단체의 주장에 사업 좌초 위기에 처한 삼장면 주민들이 결국 이날 기자회견까지 자처하며 사업 촉구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지자체는 주민 생명과 재산, 생존권을 지킬 의무가 있다. 환경단체는 지역 주민 생명과 재산, 지리산 푸른 숲을 지키기 위한 다기능 담수보 사업의 반대를 중단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