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대왕고래' 승진·성과급 잔치 질책…‘즉각 쇄신’ 주문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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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업무보고서 "투명성 없는 성과평가 납득 불가"
"관행적 '가짜일' 버리고 체감되는 '진짜 성과' 내야"
공공기관 업무보고 마무리…장관 주재로 이행상황 점검

김정관(왼쪽)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공공기관(산업 분야)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정관(왼쪽)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공공기관(산업 분야)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한국석유공사 업무보고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인 '대왕고래' 사업에 대한 절차적 미비점에도 불구하고 관련 책임자들이 승진에 성과급까지 받은 것을 강하게 질타했다.

김 장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4회차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석유공사를 상대로 국정감사 등에서 제기된 대왕고래 프로젝트 담당 임직원들의 포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석유공사 업무보고는 KTV를 통해 생중계됐다.

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대왕고래를 담당했던 임직원들이 성과급을 받고 승진이 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대왕고래 시추 결과가 좋지 않았던 걸 문제 삼는 게 아니라, 프로세스 자체에 많은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그 프로세스가 우수 등급을 받아서 승진했다는 게 의외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패 확률이 높은 자원개발일수록 절차적 투명성과 합리성이 중요한데,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평가가 이뤄진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문규 석유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대왕고래 참여자들에 대한 인센티브와 승진 사항에 대해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바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최 대행은 이어 "그간의 성과 평가는 시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의 단계별 준비 과정을 지표(KPI)로 삼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며 "2025년 평가에는 시추 실패 결과가 반드시 반영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진행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와 외부 소통 부족이 있었음을 내부적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전제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이와 함께 석유공사가 조직 혁신안 마련 시점을 5월로 계획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장관은 "작년 내내 이슈였는데, 조직 진단을 이제 시작한다는 것이냐"며 "5월까지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내부적으로 즉각적인 개혁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앞서 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 질타받은 바 있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생산원가에 대한 질의에 최 대행이 "변수가 많아서"라며 명확히 답변하지 못하자 "변수가 많으면 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업성 등에 대해) 추산도 안 해봤느냐"고 추궁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공공기관(산업 분야)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공공기관(산업 분야)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한편, 김 장관은 이날 3·4회차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소관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 관행적인 업무수행 방식을 버리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김 장관은 "오늘의 업무보고는 일회성 계획이 아니라 국민과의 엄중한 약속"이라며 "가짜 일을 덜어내고 국민이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진짜 성과로 공공기관의 역할과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공공기관의 기본 책무는 맡은 업무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며 "산업부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각자의 소관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아직도 기존 업무를 관행적으로 답습하는 많은 사례가 곳곳에서 보인다"며 "새로운 환경에 맞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에서 업무를 재창출해달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가 한층 높아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기관장이 책임을 지고 원점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할 사안"이라며 기관의 주요 성과와 현안을 국민과 국회에 상세히 설명하는 등 소통의 접점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지방소재 기관은 지방 이전 취지에 맞게 지역경제 활성화 및 중소·소상공인 상생에 앞장서고, 모든 공공기관이 임직원 복무기강 확립 등 윤리경영에도 전력을 기울여달라고 밝혔다.

3회차 업무보고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세라믹기술원,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산업 분야 공공기관이 참석해 △5극3특 기반의 지역 성장 엔진 육성 △제조업 AI 대전환(AX)을 위한 선도프로젝트 추진 △첨단산업 세라믹 소재 기술자립 및 디자인·AI 융합 등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KTV를 통해 생중계된 4회차 업무보고는 석유공사, 광해광업공단, 석탄공사, 강원랜드 등 자원 분야 공공기관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지원 분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원 분야에서는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및 자원안보 확립 △석유공사 재무건전성 개선 등이 논의됐다. 수출지원 분야에서는 △수출 1조 달러 시대 도약을 위한 총력 지원 방안 △마스가(MASGA) 등 대미 프로젝트 중장기 투자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

지난 8일부터 총 4회에 걸친 업무보고 일정을 마무리한 산업부는 이번에 논의된 주요 개선 과제를 관리 카드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장관 주재 공공기관 정례 간담회 등을 통해 이행 상황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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