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도피’ 전세사기 브로커, 부장으로 돌아온 검사에 ‘덜미’
부산지검, 50대 남성 구속 상태로 기소
2013~2014년 전세 사기 가담한 혐의
2015년 검찰 적발 후 도피 생활 지속
당시 수사 검사, 부장으로 복귀해 검거
부산지검 건물 전경. 부산일보DB
전세 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부산지검 수사망에 올랐던 브로커가 도피에 나선 지 10년 만에 검찰에 붙잡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전세 사기 조직을 적발한 검사가 부산지검에 8년 만에 부장검사로 돌아와 브로커를 검거했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서정화 부장검사)는 전세 사기 조직 대출 브로커인 50대 남성 A 씨를 사기 혐의로 직구속 기소 했다고 5일 밝혔다. 직구속 기소는 검찰이 불구속 상태로 송치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기는 것을 뜻한다.
A 씨는 2013년 11월 22일부터 2014년 9월 26일까지 허위 대출자들을 모집해 허위 재직 서류와 전세 계약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금융기관에서 16억 원 상당 전세 대출금을 빼돌리는 데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5년 2월부터 부산지검 강력부 검사로 근무했던 서정화 부장검사는 그해 마약 사범을 수사하다 A 씨가 연루된 전세대출 사기 조직을 적발했다. 당시 브로커 11명과 허위 임대인과 임차인 등이 검찰 수사망에 걸렸다. 마약·조직 범죄를 전담한 부산지검 강력부가 전세 사기를 적발한 이례적 사례였다.
검찰은 그해 5월 브로커 10명 등을 재판에 넘겼지만, A 씨는 공범들에 대한 수사 개시 이후 휴대전화를 해지한 채 도피에 나섰다. 일용직 노동을 하며 전국을 떠도는 방식으로 검찰 추적을 피했다. 결국 검찰은 A 씨 검거에 실패해 기소 중지 처분을 내렸다. 서 검사는 2017년 2월 부산지검을 떠났다.
검찰이 사기 조직을 적발한 지 10년이 흐른 지난해 상황은 달라졌다. 서 검사가 지난해 8월 부산지검에 강력부장으로 부임한 후 갑작스레 A 씨 행적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도피 중이던 A 씨와 다툰 지인이 그를 경찰에 신고한 계기로 결국 A 씨는 검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서 검사는 A 씨를 구속해 그를 뒤늦게 재판에 넘길 수 있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강력부 전담 업무가 아니라 전세 사기 수사를 시작해 10년 만에 결자해지한 사건”이라며 "죄를 짓고 도피해도 그 사람을 반드시 잡아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한다는 교훈을 주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