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환경 반영했더니 속도 떨어진 5G·4G…과기정통부 품질평가 결과
과기정통부 202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 발표
5G 4G 동시 측정하자 다운로드 속도 전년 보다 하락
전국 5G 망 주요 서비스별 요구속도 충족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5G 전송속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4G 전송속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정부의 통신품질 평가에서 통신 3사의 5G와 4G 다운로드 속도가 지난해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속도 하락에 대해 ‘평가 방식 변경’ 때문이라며 지난해와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4G LTE의 경우 다운로드 속도가 ‘반토막’이 나 지난해 평가가 체감 품질을 반영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2025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실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평가에 대해 “이용자가 체감하는 품질과 실제 이용환경을 반영하는데 중점을 뒀다”면서 웹검색(요구속도 5Mbps), SNS숏폼(요구속도 20Mbps), 고화질스트리밍(요구속도 100Mbps)을 구분해 ‘요구속도 충족률’을 신규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5G망의 품질평가 결과 서비스별 전국 요구속도 충족률은 웹검색 99.81%, SNS 숏폼 99.46%로 99% 이상이었다. 과기정통부는 이에 대해 “안정적인 품질이 제공”됐다고 밝혔다. 고화질 스트리밍은 전국 요구속도 충족률이 98.18%로 나타났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 98.39%, LG유플러스 98.28%, KT 97.88% 순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정부가 새로 도입한 요구속도 충족률 방식은 기존 평가 방식과 달라 통신 품질 변화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통신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면서 5G와 LTE 품질을 동시에 측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국내 통신사가 5G 서비스에 LTE 통신망을 활용하는 5G 비단독모드(NSA, Non-Standalone)를 사용하고 있어 실제 이용환경을 반영하도록 측정 방식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측정 방식을 변경한 결과 5G, 4G 다운로드 속도는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G 다운로드 속도의 경우 통신 3사 평균이 96.18Mbps로 지난해 1025.52Mbps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64.54Mbps에서 올해 1024.50Mbps로, KT는 1055.75Mbps에서 1030.25Mbps로, LG유플러스는 956.26Mbps에서 865.88Mbps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작년과 달리 올해는 (5G 속도 측정에서) LTE 자원의 일부가 LTE 평가에 활용된 만큼 감소됐기 때문에 작년 품질평가 속도와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면서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한 일부(60개) 지역에서는 5G 다운로드 속도가 전년 대비 약 112Mbps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올해 측정에서 통신사별 5G 다운로드 속도는 KT가 1030.25Mbps로 가장 빨랐고 SK텔레콤이 1024.50Mbps, LG유플러스가 865.88Mbps로 뒤를 이었다. KT가 SK텔레콤보다 다운로드 속도에서 앞선 것은 2007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4G LTE의 경우 올해 측정된 다운로드 속도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나 지난해까지의 품질 평가 결과가 ‘뻥튀기’된 것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4G는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한 결과에서도 다운로드 속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평가에서 통신 3사의 4G 다운로드 평균 속도는 96.18Mbps로 지난해 178.05Mbps의 절반 수준이었다. 특히 지난해와 같은 방식으로 ‘단독 측정’한 속도 역시 172.60Mbps로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의 4G 속도는 2023년 178.93Mbps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한편 지역, 시설별 통신서비스 품질미흡 구간을 살펴보면 부산의 경우 지하철 2호선 호포~증산역 구간에서 LG유플러스의 5G 서비스 품질미흡 발생 비율이 14.4%로 다른 구간(품질미흡 발생 비율 10% 미만)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다. 4G의 경우 SK텔레콤이 부산 지하철 1호선 범내골~양정, 교대~두실 구간에서 품질미흡 발생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품질미흡 구간이 많았다.
이번 평가에서 와이파이의 경우 통신사 와이파이 다운로드 속도가 개선된 반면 공공 와이파이 속도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통신사의 상용 와이파이(통신사가 자사 가입자만 사용하도록 하는 와이파이) 다운로드 속도는 408.37Mbps(전년 374.89Mbps), 개방 와이파이(통신사가 타 통신사 가입자도 사용하도록 개방한 와이파이)는 426.88Mbps(전년 415.02Mbps), 공공 와이파이(공공 장소에 설치돼 누구나 사용하는 와이파이) 다운로드 속도는 400.48Mbps(전년 463.55Mbps)로 나타났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