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일곱 도시 미술관의 그림 이야기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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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일주 미술 여행/오그림


여행지에서 만나는 미술관은 어떤 의미일까. 언젠가부터 많은 사람들이 출장이나 여행 중에 그 도시를, 그 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에 발길을 멈춘다. 아예 미술관에 가기 위해 여행하는 이들도 생겨난다. 미술관의 작품들은 한 도시가 지나온 역사와 사건부터 당시의 사회상과 트렌드, 작가의 인생과 철학까지 여러 겹으로 품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오그림은 자신이 운영하는 아트살롱 오그림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책에서 ‘세계의 미술관과 아트페어 현장에서 작품 너머의 이야기를 꺼내며 예술을 통해 삶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문명의 발상지 이집트의 카이로와 룩소르에서 시작해 르네상스의 심장인 이탈리아 피렌체, 예술의 수도인 프랑스 파리, 제국의 황금빛 흔적을 품은 오스트리아 빈, 서양 예술을 수집하고 재해석해 낸 일본 도쿄, 현대미술의 중심지 미국 뉴욕을 직접 여행하며 느낀 감상과 유명 작품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고 상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고대미술부터 중세, 르네상스를 거쳐 현대미술까지 훑어 냈다.

특별한 점은 개별 작품이나 사조를 해설하는 딱딱하고 단편적인 관점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이 놓인 장소가 가진 역사적 의미를 비롯해 당시 사람들의 경험이나 소망,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예술가가 겪은 사건 등을 잘 버무렸다는 데 있다. 마치 전문 도슨트가 옆에서 조곤조곤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 만약 그림이 여전히 어렵고 미술관이 부담스러운 이들이 있다면, 이 책과 함께 유명한 예술도시를 여행하며, 미술관과 작품에 담긴 이야기에 보다 편안하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예술을 통해 도시를 읽고, 도시를 통해 역사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얻고, 언젠가는 그곳으로 떠나야겠다는 계획을 품게 될지도…. 오그림 지음/크레타/416쪽/2만 2000원.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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