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조국, 까칠한 첫 만남… 지방선거 예고편?
26일 조국 대표 취임 후 첫 상견례
조국 “정치개혁, 반년째 답보 상태”
정청래 “혁신당, ‘의지 없다’ 언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신임 대표를 접견,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조 대표 취임 후 만난 첫 자리인 26일 회동에서부터 신경전을 펼쳤다. 조 대표의 ‘정치개혁’ 이행 압박에, 정 대표는 혁신당의 ‘언론플레이’를 지적하며 되레 유감을 표했다.
조 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정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혁신당과 민주당은)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라며 “민주당이 앞장서고 조국혁신당이 뒤따르면서 내란을 막아냈고, 이재명 정부를 수립해 감격스러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운명공동체’라는 표현에 즉각 선을 그었다.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이 출범 즈음해서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을 썼다”며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뜻”이라고 했다.
이후 조 대표도 곧바로 민주당을 겨냥해 국회교섭단체 요건 완화 등 정치개혁안 이행을 촉구하며 정 대표를 압박했다. 조 대표는 “대선 전 민주개혁 5개 정당(민주당·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원탁회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그 이후 반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답보 상태”며 “늦지 않은 시점에 정치개혁 위한 운전대를 정 대표님께서 손수 잡아달라”고 말했다. 조 대표와 배석한 이해민 사무총장과 박병언 대변인은 관련 발언 중 손팻말 형태로 만든 ‘원탁선언문’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정 대표는 혁신당의 ‘언론플레이’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혁신당 어느 누구도 저에게 전화하거나 만나서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저에 대해 부정적 인터뷰를 한 혁신당 의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면 될 것을 언론에 ‘민주당 대표가 정치개혁 의지가 없다’는 것처럼 비춰지도록 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일침했다.
정 대표와 조 대표 간 미묘한 신경전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보층’을 겨냥한 경쟁의 예고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조 대표는 민주당이 정치개혁 요구를 계속 외면할 시 군소 야당들과 정치개혁을 의제로 하는 ‘원포인트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정치개혁을 기점으로 범여권의 지방선거 구도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