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회장 다음주 이재용 만난다… LG와도 만남 추진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등 협력 논의
2023년 이후 두 번째 방한…2년새 두 번 이례적
직판제·화재 소송 등 현안 의견낼지 주목
지난 2023년 8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의 벤츠 그룹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의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다음 주 방한 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LG의 배터리·디스플레이 계열사 대표 등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향후 벤츠 차량에 광범위하게 삼성과 LG의 부품 적용이 기대되고 있다.
6일 재계와 업계에 따르면 칼레니우스 회장은 오는 14일 열리는 벤츠 콘퍼런스에 참석키로 하면서 이재용 회장과 회동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에는 삼성SDI 최주선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이청 사장도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칼레니우스 회장의 공식 방한은 지난 2023년 이후 두 번째다. 벤츠 회장의 2년 새 두 번 방한은 이례적이다. 2023년 벤츠 CEO가 공식 방한한 것은 지난 2013년 11월 디터 제체 회장 이후 처음이었다.
다음 주 이 회장과 칼레니우스 회장의 만남을 통해 양사 간 기존 협력 범위가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삼성과 벤츠는 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키 등에서 협력 중이다.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벤츠의 럭셔리 전기차 ‘EQS’에 적용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으며 카 오디오에서도 협업하고 있다. 또한 벤츠 주요 모델에는 실물 키 없이 차량 잠금을 해제하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삼성월렛 디지털 키가 적용돼 있다.
특히 이번 회동에서는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분야에서의 협업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삼성SDI는 글로벌 차량 업체 가운데 BMW와 아우디 등에 차량용 반도체,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아직 벤츠와의 협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와는 이미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을 위한 협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는데, 양사 수장 간 만남으로 해당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번 방한에서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지난해 3월에도 비공개 테크데이를 통해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등 LG 주요 계열사들을 만나는 등 국내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내년부터 기존 딜러사를 통한 대리점 판매 체제에서 직접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이를 놓고 현재 딜러사(노조)와의 갈등이 적지 않다. 또한 지난해 인천 청라의 전기차 화재를 둘러싼 각종 소송도 아직 진행중이어서 칼레니우스 회장이 이번 방한에서 어떤 의견을 낼지 주목된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