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혜자가 기탁자로… 양산시 100억 장학금 '미담의 물레방아'
양산장학재단, 19년만에 장학금 100억 돌파
고교 3년간 장학금 받고 의대 간 정문영 씨
"후배 돕고 싶다" 재단에 1000만 원 '선뜻'
또 다른 수혜자 2명도 장학금 기탁 진행 중
2014년부터 수혜자→기탁자로 늘어 훈풍
정문영 씨가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에 1000만 원의 장학금을 기탁한 뒤 나동연 양산시장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산시 제공
경남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이 출범 19년만에 장학금 지급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
그간 장학금을 받고 성장한 이들이 고향 후배들을 위해 이번에는 기탁자로 나서며 미담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6일 양산시와 양산시인재육성장학재단(이하 장학재단)에 따르면 서울 한양대병원에 인턴으로 수련 중인 정문영(27) 씨가 장학재단에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정 씨는 올해부터 5년 동안 해마다 2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다.
앞서 그는 2014년 장학재단의 수혜자로 선정돼 고교 3년 동안 장학금을 받았다. 정 씨는 물금동아중과 양산고를 거쳐 한양대 의대에 진학한 뒤 졸업과 동시에 같은 대학병원 인턴으로 재직 중이다.
정 씨는 양산고 졸업 당시에도 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장학금을 후배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300만 원을 학교에 맡기기도 했다.
그는 “학창 시절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크다”라며 “이제는 제가 받은 도움을 고향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어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정 씨 외에도 장학재단의 도움을 받고 사회에 진출한 수혜자 2명도 2023년 10월과 2024년 7월부터 각각 월 1만 원씩의 장학금 기탁을 시작해 양산 장학금 수혜자가 고향에서 받은 도움을 되돌려주는 선순환이 시작되고 있다.
이희종 장학재단 이사장은 “정 씨의 장학금은 후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많은 학생에게 귀감이 되는 뜻깊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장학재단은 지난달까지 양산 학생 1만 1505명에게 102억 3235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장학재단 출범 19년째인 올해 지급액이 1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물론 수혜자도 1만 명을 돌파했다.
양산시장학재단은 지난 2006년 12월 양산시 출연금 100억 원과 기부금 105억 원 등 총 205억 원으로 출범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은행 이자율이 떨어지면서 원금에서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부침도 있었지만 양산시의 추가 출연으로 기금은 안정화됐다. 현재 장학재단 기금은 220억 원이 넘는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