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둘러싼 트럼프·시진핑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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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트럼프, 국내서 정치적 수세

식용유가 미중 무역 갈등에 불을 붙이는 형국이다. 식용유의 원료인 대두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기 싸움이 날로 고조되면서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를 트럼프 대통령의 ‘약한 고리’로 보고 수입을 중단했고, 농가들의 압박 속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보복을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 시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조치에 맞서 중국산 제품 수입에 대한 제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14일에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을 ‘적대행위’로 규정하며 식용유 등과 관련한 교역 단절을 검토할 수 있다고 거듭 엄포를 놨다.

비교적 흔한 식료품인 식용유·대두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미국 농업계의 거센 반발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가을 수확철, 중국의 수입 중단으로 판로를 잃은 대두 농가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확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농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이다.

야당인 미국 민주당도 농가의 불만을 파고들며 공화당 ‘텃밭’에서 반(反)트럼프 여론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대두 농가에 피해를 준다는 광고를 제작해 아이오와주, 미주리주, 오하이오주, 위스콘신주 등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이 광고에는 대두를 재배하는 농민이 “트럼프가 하는 일은 우리의 시장을 망치는 것”이라며 그가 촉발한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비판하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이 브라질·아르헨티나 등에서의 대두 수입을 늘린 점도 농가의 불만을 키운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의 외환 위기 타개를 돕기 위해 20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맺은 점과 맞물리며 반발이 촉발한 것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지 몇 시간 만에 아르헨티나가 중국에 대두 20척 분량을 판매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그로 인해 논쟁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중국의 미국 대두 수입 중단 문제를 속히 풀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의식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중국은 대두의 ‘전략적 활용’을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대미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브라질 등 남미 국가에서의 수입량을 늘리면서 국내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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