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평화선언’ 서명… 하마스·이스라엘 불참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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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집트·카타르·튀르키예 서명
세계 지도자 34명 동석, 지지 표명
트럼프 “중동에 평화 찾아와” 자평
하마스와 이스라엘 불참 속 진행
2단계 평화 협상 여러 난관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 평화 정상회의에서 서명한 문서를 보여주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 평화 정상회의에서 서명한 문서를 보여주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의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하며 “중동에 마침내 평화가 찾아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 평화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을 함께 달성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따라 이집트·카타르·미국·튀르키예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휴전 1단계 관련 “절대 일어나지 않을 가장 큰 거래라는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중동 분쟁의 격화는 결국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등 휴전 중재국 정상과 함께 가자지구의 미래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가자평화선언에 서명했다. 사본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비롯해 20개 항으로 이뤄진 가자지구 평화 구상의 내용을 담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20여개 주요국 정상은 물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등 34명의 세계 지도자가 참석해 가자지구 휴전과 평화 구상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강하고 부유한 국가들의 정상급 인사들이 이렇게 뒤쪽에 앉아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가자평화선언 서명식에 배석한 각국 지도자들에게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휴전 협정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란은 공식 초청을 받았지만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이에 가자 휴전의 첫 관문은 넘었지만 실제 평화까지 여러 난관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단계 인질-수감자 맞교환에 이어 2단계에서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 팔레스타인 민간정부 수립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실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질 석방 전날인 12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의 승리를 찬양하며 “군사 작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하마스 내부의 강경파 반발도 거세다.

핵심 중재국인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12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 포괄적인 합의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밝히며 2단계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엘시시 대통령과 함께 주재한 이날 회의는 앞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연설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며 3시간가량 지연됐다. 엘시시 대통령은 정상회의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이라고 확신했다”며 “지역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집트 최고 민간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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