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한가위는 옛말…통영시민 10명 중 4명 “추석 연휴 부담” 왜?
경남 통영 시민 10명 중 4명은 용돈과 선물 부담 등으로 추석 연휴를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차례를 지내지 않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지역 사회의 명절 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영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난 8~9월 사이 통영 시민 248명(남성 102명, 여성 1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통영인의 추석’ 설문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번 설문은 통영시민이 추석을 통해 느끼는 전통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행동계획과 소비 패턴을 통해 알아보고자 기획됐다.
응답 자료를 보면 전체이 40%가 추석 연휴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용돈과 선물 부담(30%)을 꼽았다. 이어 가족과 친척 간의 갈등과 간섭(22%), 귀성길 교통 체증(12%), 음식 준비와 손님 접대 등 가사 노동(11%), 시댁·본가 방문(7%), 차례·제사 준비(5%)로 집계됐다.
추석 차례상 변화도 눈에 띄었다. 응답자의 38%가 올해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에 작년에는 지냈지만 올해는 지내지 않겠다는 응답도 15%였다. 사실상 차례를 지내지 않는 비율이 53%인 셈이다.
차례에 관한 생각도 개인적 부담(38%)에 이어 시대에 맞지 않다(25%)는 부정적 의견이 다수였다. 가족 친척 모임에 도움이 된다(22%), 전통문화(16%)라는 긍정 의견은 절반에 못 미쳤다.
추석 선물은 상품권(47%)이 첫손에 꼽혔다. 정육 선물 세트 선호도(23%)도 높았다. 반면 받고 싶지 않은 선물로는 스팸, 참치, 식용유, 김 등 가공식품 세트나 샴푸, 비누 등 생활용품 세트를 지목했다.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에 관한 물음에는 가족 방문이 가장 높게 나타나 명절의 본질적인 목적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집에만 있는 휴식이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을 얻어, 연휴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았다.
통영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준비하는 선물과 받고 싶은 선물이 거의 일치하는 결과치를 보고 놀라웠다”라며 “실용성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