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방] 억울함·분노 참다가 몸 아프다면 ‘화병’ 의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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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한의원

명절을 앞둔 요즘 화병 증상이 심해지면서 한의원을 찾는 여성 환자를 자주 볼 수 있다.

화병이란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기는 억울함과 분노, 화 등 여러 감정을 참으면서 생기는 병으로 억울함과 한이 정신적·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한국은 과거 유교사상 남존여비 사상이 강했던 탓에 자유가 억압되는 스트레스를 겪는 중년 이상의 여성들이 많았다. 게다가 스트레스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거나 불만을 나타내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풀어내지 못한 감정들이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하는 화병으로 나타났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화병은 문화고유장애로 분류된다.

남성 역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하관계로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억제하면서 참고 따라야 하는 경우가 많아 화병에 걸릴 수 있다.

한의원에서는 맥상 좌촌맥과 심장맥쪽에 울체된 맥이 나오는 경우, 가슴 중간부위인 전중혈 경락을 눌렀을 때 굳은 심지가 있고 압통이 심한 경우 화병으로 진단을 내린다. 동의보감에서 비슷한 병증을 찾는다면 기문에 칠기(七氣)가 있다. 이는 희·노·우·사·비·경·공 7가지 감정(기운)이 뭉쳐서 온 병이다.

다른 곳이 불편하거나 아파서 왔지만 사실은 화병으로 진단되는 대표적인 질환은 ‘매핵기’와 ‘항강배통(목어깨등통증)’이 있다.

매핵기란 매화나무열매씨가 목에 있다는 뜻으로, 단단한 가래가 목에 있어서 뱉어도 잘 뱉어지지 않는 것 같은 증상이다. 인후부를 검사해봐도 별다른 병이 없거나 아주 가벼운 역류성식도염, 인후염 등이 있는데 심하게 목이 답답하고 불편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항강배통은 뒷목·어깨·등 부위가 아픈 증상이다. 스트레스로 기 순환이 제대로 안되면서 화가 오를 때 목·어깨등 상부 근육이 굳게 되는데, 체기도 겸하게 되면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화병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기가 뭉치고 막히는 기울체된 부분을 풀어주고 순환을 시켜주는 약을 먹으면 좋다. 사향공진단을 비롯한 교감단, 분심기음, 가미사칠탕, 반하후박탕, 귀비온담탕, 유기음자 등 그 체질과 증상에 맞춰서 정신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약을 쓰면 화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처방을 구성하는 약재의 특성은 사향과 소엽, 목향, 향부자, 침향 등 향이 나는 약재들이 많다. 향이 많은 약재들은 기가 막힌 것을 풀어주고 기순환을 잘 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항우울, 항스트레스 효과가 좋다. 약을 복용하면서 수승화강 약침과 침치료를 병행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진다.

생활관리도 해주는 것이 좋다. 뭉친 기운은 가만히 있으면 더 심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생활 속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거나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등 기를 돌릴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호흡을 좀 더 길고 편하게 해보는 것도 기 순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남의 시선을 덜 신경 쓰고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좋은 방식으로 조금씩 표현하도록 노력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박세정 더블유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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