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양보해준 한국환자 고마워요”
강동병원, 미국인 환자 수술
국내 88세 환자 양보 ‘미덕’
지난달 말 부산을 찾은 한 미국인 환자가 88세 고령 환자의 양보로 제때 수술을 받고 재활훈련까지 마쳤다.
29일 강동병원에 따르면 수술의 주인공인 마테오 A. 산토스 씨가 병원을 찾은 것은 지난달 28일. 미국 북마리아나제도에 거주 중이던 그는 지난 2년 여간 오른쪽 발목 통증을 심하게 앓아왔다. 괌에서 발목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것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라는 소견을 받은 그는 북마리나제도와 진료 협약을 맺고 있던 강동병원으로 연락을 취하면서 부산을 찾게 됐다.
산토스 씨 진료를 맡은 강신혁 병원장 역시 발목관절 특화 정밀검사 등을 통해 발목인공관절 시행이 최적의 완치 방법이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보내 온 자료 판독이 어려워 부산서 다시 검사하다보니 수술에 필요한 발목인공관절 주문을 미리 할 수 없었다. 산토스 씨는 수술을 받지 못한 채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부산에 재입국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강 병원장은 발목인공관절 수술을 앞두고 있던 김명옥(88) 씨에게 양해를 구했다. 20년 전 강 병원장에게서 치료를 받은 인연이 있던 환자는 수술을 위해 2주간 기다렸음에도 산토스 씨에게 흔쾌히 양보했다.
이에 산토스 씨는 검사 이튿날 바로 수술을 받은 뒤 2주에 걸친 재활치료도 무사히 마쳤다. 고령 환자의 따뜻한 배려를 뒤늦게 안 산토스 씨는 해당 환자를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는 한편 환자 가족을 고향에 초청하고자 했다. 그는 귀국 후 지난 1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마리아나스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를 통해 재차 감사인사를 전했다.
강 병원장은 “환자 자녀들도 모두 흔쾌히 양보에 동의해준 덕분에 해외 환자의 수술 일정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며 “국내외 환자의 치료 만족도를 높이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