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과 마이봄샘 기능장애 [건강칼럼]
최재원 부산성모안과병원 부원장
병원 주변에는 여러 개의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있고, 가까이에 벡스코도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환자분들이 병원을 찾는데 최근에는 20대 직장인이 라식 수술을 앞두고 눈의 건조함을 호소했고, 60대 환자는 백내장 수술 후에도 뻑뻑함과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연령과 수술 종류는 달랐지만 두 사례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수술 전후 관리에서 안구건조증(건성안)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안구건조증의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마이봄샘 기능장애(이하 MGD)’다. 지방층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여, 눈물막의 균형이 깨지면 수술과 관계없이 눈은 쉽게 건조해지고 회복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단순히 수분 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눈물은 점액층, 수성층, 지방층이라는 세 가지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각각 결막세포, 눈물샘, 마이봄샘에서 생성되며, 이 세 층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눈은 촉촉함과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 세 층 중에서도 지방층의 불균형, 특히 마이봄샘 기능 이상으로 인한 증발형 건성안의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MGD는 마이봄샘에서 분비되어야 할 기름 성분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막혀 있어 지방층이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지방층이 부족하거나 질적으로 떨어지면, 눈물은 빠르게 증발하고 눈 표면이 건조해지면서 불쾌감과 자극 증상이 유발된다.
특히 라식·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이나 백내장 수술 전후로 안구건조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술 전후 눈물막이 불안정해지면, 회복 과정이 더뎌지거나 수술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MGD 동반 시에는 더 주의해야 한다. 수술 후 건조감과 뿌연 시야가 심해질 수 있어 사전 진단과 치료가 필수다. 수술 전 충분히 눈 상태를 점검해 건성안이나 MGD를 관리하고, 수술 후에도 인공눈물, 약물치료, 온찜질 등 맞춤형 치료를 병행해 수술 효과를 극대화하고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단순한 눈의 피로나 일반적인 안구건조증으로 여겨 인공눈물만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인공눈물은 수성층만을 보충할 뿐, 지방층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듯 하다가도 금세 다시 건조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 MGD는 방치할 경우 눈꺼풀 염증이나 만성 결막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MGD 치료의 핵심은 눈물막의 3중 구조를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다. 단순 인공눈물 사용에서 벗어나, 지방층 개선을 목표로 하는 약물 처방과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외에 온열치료나 자가혈청 안약과 같은 물리적 치료 방법도 병행하면 효과적이다.
안과 전문의로서 한 가지 꼭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사라지지 않는 눈의 불편감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며, 반드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