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두통, 머리 아플 땐 그냥 참는다고?… 조기 진료·치료가 우선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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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호르몬 변화 직접 영향
남성 환자보다 3배나 많아
두통일기로 유발요인 찾기
50세 이후엔 즉각 진단 필요

10명 중 9명은 경험해봤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흔한 질병인 두통은 여성 환자가 대다수다. 박 과장은 “무조건 참거나 진통제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연령과 증상에 맞춰 전문적인 관리와 맞춤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봉생기념병원 제공 10명 중 9명은 경험해봤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흔한 질병인 두통은 여성 환자가 대다수다. 박 과장은 “무조건 참거나 진통제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연령과 증상에 맞춰 전문적인 관리와 맞춤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봉생기념병원 제공

30대 직장인 A 씨는 고교 시절부터 두통을 겪었다. 과중한 학업과 업무가 이어지면서 생긴 스트레스 탓이라 여겨 병원을 찾지 않았지만 30대 들어서면서 증상이 더욱 악화됐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A 씨는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형 두통 진단을 받았고,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 교정 등을 받으며 일상생활을 회복했다. 봉생기념병원 신경과 박순원 진료과장은 “여성 두통은 단순 통증이 아니라 호르몬과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한다”며 “약물과 생활습관 관리가 병행돼야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여성호르몬 변화가 주범

두통은 10명 중 9명은 경험해봤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흔한 질병이다. 두통은 크게 편두통·긴장형 두통처럼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일차성 두통’과 뇌혈관 질환이나 감염성 질환 등 원인을 알 수 있는 ‘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일차성 두통은 적절한 치료만 받는다면 심각한 후유증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여성은 호르몬 변화와 연관된 편두통이 흔하며, 남성보다 발생 빈도가 높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결과 매년 60만 명 이상이 편두통으로 병원을 찾는데 이 가운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 가까이 많다. 특히 20~40대 가임기 여성에게서 두드러진다.

여성에 두통이 몰리는 이유는 여성호르몬 변화가 뇌 신경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생리와 임신, 출산, 완경 등 시기에 따라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두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 많은 여성들이 생리 직전이나 임신 초기, 출산 후 심한 두통을 경험한다고 호소한다. 여성은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와 같은 외부 자극에 신경계가 더 민감하게 반응해 두통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문제는 여성 두통 환자 상당수가 병원을 찾기까지 평균 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데 있다. 대한두통학회 조사결과 전문 치료를 받는 환자 역시 20%에 그친다. 대부분 큰 병이 아니고 나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진통제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하면 약을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많이 먹을수록 증상이 더 심해지면서 약 없이는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 박 과장은 “진통제 의존은 두통의 빈도를 오히려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증상 억제보다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고 원인에 따른 치료와 예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령대별로 접근 달리 해야

두통을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령대별로 두통의 원인이 조금씩 다른 만큼 두통 해소를 위한 접근법도 달라진다.

10~20대의 경우엔 초경 이후 호르몬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학업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발생한다. 수면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등 생활습관을 조절하고 두통일기를 쓰면서 두통 유발 요인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두통일기는 한 달에 3~4회 이상 두통으로 인해 일상에 지장이 생긴다면 쓰는데 정해진 기간은 따로 없다.

30~40대는 사회생활과 육아 스트레스가 두통의 주 원인이 된다. 편두통 예방약을 복용하는 동시에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치즈나 초콜릿, 카페인 등 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보조제의 경우 마그네슘과 비타민B2, 코엔자임Q10 등이 편두통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대엔 완경 전후로 호르몬 수치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만성 두통이 진행될 위험이 커진다. 무분별하게 진통제를 먹어서는 안 되고, 필요에 따라 뇌 영상검사와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뇌출혈이나 뇌경색, 뇌수막염 등으로 인한 두통이나 갑작스럽고 새로운 양상의 두통이나 일반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는 두통, 50세 이후 새로 발생한 두통 등의 경우엔 즉각적인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다. 박 과장은 “두통은 참는 병이 아니다”며 “증상이 반복된다면 무조건 참거나 진통제에 의존하는 대신 연령과 증상에 맞춰 전문적인 관리와 맞춤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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