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업, 유엔 식품조달시장 첫 진출…젤텍 영양강화립, 세계식량계획 공급
농식품부 “유엔 WFP에 공식공급 업체 선정”
유엔 조달시장 협의체 출범후 기업 진출 지원
10월 방글라데시로 출항해 현지 난민에 공급
부산 업체가 만든 영양강화립이 유엔 식품조달시장에 국내에서 처음 진출해 이 식품이 방글라데시로 보내지게 된다.
농식품부는 “㈜젤텍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영양강화립(FRK) 공식 공급업체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 농식품 기업이 국제기구 조달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다. 우리 정부의 식량원조사업이 단순한 쌀 원조를 넘어 국내 기업의 수출길을 여는 공적개발원조(ODA) 모델로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라고 설명했다.
젤텍은 부산 녹산산업단지에 있는 식품기업이다. 젤라틴과 콜라겐, 단백질퍼프(단백질 바의 원료) 등으로 만드는 업체다.
영양강화립은 쌀가루에 비타민·무기질 프리믹스를 첨가해 쌀알 모양으로 반죽해 만든 인조미로, 쌀의 맛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영양가를 높인 제품이다.
정부는 농식품부·조달청·기획재정부와 한국식품클러스터진흥원이 함께하는 ‘유엔 조달시장 진출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협의체는 영양강화립을 수출 전략 품목으로 선정한 후, 세계식량계획(WFP) 식품기술 전문가를 초청해 생산 현장에서 기술 지도를 실시하고, 유엔 식품 공급자 등록을 위한 ‘세계영양개선연합 인증’을 국내 기업 최초로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4일 젤텍이 세계식량계획(WFP)으로부터 영양강화립 공급자로 뽑혀 대한민국 최초로 유엔 식품조달시장에 진출했다. 유엔 조달시장은 한해 27억 5000만 달러 규모에 이른다.
국산 영양강화립 201톤은 10월 방글라데시로 출항하는 원조쌀 2만 64톤과 함께 현지 난민·취약계층의 영양 개선에 활용될 예정이다.
농식품부 정경석 국제협력국장 직무대리는 “이번 성과는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와 함께 기아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동시에, 식량원조사업이 국내 농식품 산업과 연계되는 내실화된 사업 모델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형식 조달청 기획조정관은 “이번 성과는 범정부적 협력과 기업의 도전의지가 어우러져 높은 유엔 식품조달시장의 문턱을 넘어선 첫 사례”라며 “기술 개발부터 조달 절차까지 국제기구 조달시장에 우리 기업이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