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가을 모기 기승 부리나… 이달 들어 8월 평균 대비 채집 수 27% 증가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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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9월 개체 수 증가
통상 26~27도서 움직임 활발
9월 들어 평균 기온 낮아져
“발생 근원지 집중 방역해야”


9월 1주 차 부산 지역 모기 채집 수가 8월 한 주 평균보다 약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9일 영도구청이 모기 방역에 나선 모습. 영도구청 제공 9월 1주 차 부산 지역 모기 채집 수가 8월 한 주 평균보다 약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9일 영도구청이 모기 방역에 나선 모습. 영도구청 제공

부산에서 9월에 나타나는 ‘가을 모기’가 8월 ‘여름 모기’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9월 초 기온이 낮아지면서 한여름에 주춤했던 모기의 활동성이 회복된 게 배경으로 꼽힌다.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9월 1주 차 부산 지역 모기 채집 수는 1020마리다. 8월 한 주 평균 802마리보다 218마리가 늘어 약 27%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9월 한 주 평균 1458마리가 잡혀 8월 641.5마리의 배를 넘겼다.

8월보다 9월에 모기 개체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2022년부터다. 당시까지만 해도 개체 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해가 갈수록 그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한여름이 지나고 초가을에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흐름이 심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모기들이 여름에 자취를 감춘 원인은 뚜렷하다. 기후 변화로 부산의 여름이 더욱 더워져 모기가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변온 동물인 모기는 통상 26~27도에서 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최대 3주간 수명을 유지한다. 기온이 30도보다 높아지면 신진대사 과부하로 수명이 짧아진다. 34도 안팎에선 수명이 2주에 불과하고, 36도에선 약 5일 수준으로 떨어진다.

움직임도 둔해진다. 모기는 30도를 넘기는 더위에서는 풀숲과 터널 등 온도가 낮은 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휴식한다.

지난해 8월 부산 평균 기온이 28도 미만이었던 날은 이틀뿐이었다. 올해 8월도 8~13일을 제외한 모든 날 평균 기온이 28도보다 높았다.

하지만 9월 들어서는 평균 기온이 26~27도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기온이 모기 활동 최적 범위로 낮아지며 성충 활동과 산란이 늘어난 것으로 추측된다.

올해도 가을 모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 지역 각 구·군은 방역 총력전에 나섰다. 올해 들어 8월까지 3만 건(약을 뿌린 횟수)이 넘는 모기 방역에 나선 동구청은 9월에만 방역 작업 총 9000건을 진행한다. 부산진구청은 12명으로 구성된 전담 기동반을 운영해 민원 신고가 접수되면 24시간 안에 방역을 진행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다른 구청 대다수도 해충기피제 자동분사기와 해충 퇴치기를 공원, 등산로 등에 설치하고 ‘민·관 합동 자율 방역의 날’을 시행하는 등 모기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도심에서 모기가 발생하는 근원지를 찾아내 집중적으로 방역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도심에 출몰하는 모기는 대부분 빨간집모기인데 주택 정화조에서 주로 발생한다.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는 “1톤짜리 정화조 하나에서만 2만 마리 모기 유충을 잡을 수 있다”며 “도로를 다니며 약을 뿌리는 것보다 핵심 발생 구역을 찾아 뿌리를 뽑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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