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내 주력 노선 운항 축소 에어부산 고사시킬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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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김포 운항 60% 축소 지역 이용객 불편
김포~제주 노선 에어서울 밀어 주기 논란도

에어부산 항공기 운항 편수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에어부산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에어부산 항공기 운항 편수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오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에어부산 항공기가 착륙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에어부산이 국내선 운항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공항 실적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 통계(인천공항 제외)에 따르면 지난 5월 에어부산의 국내선 운항은 전년 동월 대비 42%가 감소했다. 국내선 운항이 0.4% 감소한 제주항공과 대조된다. 에어부산은 특히 부산 지역 항공 이용자들의 핵심 노선인 김해~김포 노선 운항을 60%나 줄였다. 이 때문에 한 시간 간격이던 에어부산의 김해~김포 노선은 하루 5회로 줄었다고 한다. 에어부산이 운항을 크게 줄이면서 티웨이항공의 복항 등에도 불구하고 김해~김포 노선의 전체 운항 편수는 18% 줄었다. 부산 거점 항공사의 운항 축소는 지역 항공 이용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에어부산은 김해~김포 노선 이외에도 김포~제주, 김해~제주 노선 운항도 줄였다고 한다. 지난 5월 에어부산의 김포~제주 노선 운항은 전년 동월 대비 45%, 김해~제주 노선은 25% 감소했다.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에어부산의 감항 분량을 ‘형제회사’인 에어서울이 채웠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에어서울의 김포~제주 노선 운항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487% 늘었다. 에어부산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이 41.89%이고, 에어서울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100%다. 수익성이 높은 김포~제주 노선을 같은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서울이 사실상 넘겨받으면서 ‘수익 노선 밀어 주기’ 논란까지 일고 있다.

에어부산은 국내선 운항 축소에 대해 “항공기 화재 사고와 정비 지연, 공정위 조치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항공기 21대를 보유하고 있던 에어부산은 지난 1월 28일 발생한 김해공항 화재 사고로 인해 보유 항공기가 20대로 줄었다. 또 2021년부터 2024년 사이에 제작된 최신 주력 항공기인 에어버스 321-200neo 3대가 현재 정비 문제로 운항하지 않고 있다. 7월부터 정비 항공기가 복귀해 운항이 회복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일정은 아직 나와 있지 않는 상황이다. 이처럼 에어부산이 운행을 축소하고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지역 이용객들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착잡할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의 수의계약 중단 여파로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계획이 흔들리는데다, 신공항 활성화에 중추적인 역할이 기대되는 부산 본사 거점 항공사 유치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통합 추진 과정에서 에어부산 분리 매각이나 지방 공항 LCC(저비용항공사) 허브 육성 등 숱한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에어부산 분리 매각이나 가덕신공항에 통합 LCC 허브를 유치해야 한다는 지역 사회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에어부산의 고사 움직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역 사회의 절실한 요청에 진정성을 갖고 응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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