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표 출마 정청래 '해수부 이전' 부각?
21일 PK 방문 당심·민심 잡기 나서
이 대통령 공약 내세워 파트너십 강조
유력 경쟁자 박찬대와 차별화 풀이
오는 8월 2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가 4선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과 3선 박찬대(인천 연수갑) 의원 2파전 구도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정 의원은 오는 21일 부산·경남(PK)을 방문하며 당심과 민심 잡기에 나선다. 정 의원은 박 의원의 지역구 인천과 이해관계가 다른 해양수산부 이전 등 이재명 대통령의 부산 공약을 내세워 이 대통령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의원은 21일 오전 경남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이날 일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오후에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소통한 이후 부산 지역위원장들과 차담회도 가질 계획이다. 세부적인 일정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 의원은 전당대회 일정이 잡히기도 전인 지난 15일 당대표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일찌감치 당심 확보를 위해 공을 들였다. 대선 기간 광주·전남 골목골목 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고, 대선 직후 ‘국민 감사 투어’로 전국 곳곳을 방문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30% 이상이 몰려있는 호남을 공략, 당대표 출마를 위해 기반을 다졌다.
당심 확보에 열을 올리는 정 의원의 이번 부산 방문은 경쟁자로 거론되는 박 의원과 노선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들 모두 이 대통령이 당대표를 지내던 시절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대표적인 친명 인사다.
다만 인천을 지역구로 두는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해수부 부산 이전과 해사법원 설립 등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인천 시민들이 해수부 이전에 대해 연일 반발하고 있지만, 박 의원으로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어놓기 힘든 상황이다. 친명계로서 대통령 의중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기도 힘든 한편, 내년 지방선거 인천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만큼 인천 시민들의 여론을 거스르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정 의원은 이 틈을 공략해 부산에서 이 대통령과의 파트너십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임기 초반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공약 실현을 약속하며, 대통령과 보다 밀접한 모습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8월 2일 임시 전국 당원대회를 열고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대표 선출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국민 여론조사 30%다. 이 대통령이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치러지는 보궐선거로, 새로 선출되는 당대표 임기는 2년이 아닌 1년이다. 정상 임기의 절반 수준이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은 “당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정 의원과 박 의원 모두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여는 데 기여를 많이 한 분들”이라며 “네거티브보다 어떤 분이 우리 당 발전의 적임자인지를 (당원들이) 긍정적으로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