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연이은 정상회담… 리셉션서 “韓 민주주의 회복” 거론도
이 대통령 첫날 남아공·호주 정상회담
정치·경제 등 다방면 분야서 협력 약속
"가까운 사이" "만나 기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리셉션 행사서 한국 민주주의 회복 거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정상들과 소통 강화와 국가 간 협력을 약속하면서 6개월 만의 외교 공백 해소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별도로 열린 환영 리셉션 행사에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력이 언급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16일 오후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라마포사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 대통령 취임 후 다른 나라 정상과 가진 첫 대면 회담이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한국전쟁 파병국인 남아공과 한국이 1992년 수교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왔다고 평가하고, 교역·투자·에너지 등 제반 분야에서 양국 간 실질 협력이 지속 증진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조해 나가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남아공이 아프리카 최대의 경제 대국이며 한국의 아프리카 진출 관문”이라고 평가했고, 남아공 내 에너지·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에 대한 남아공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한 뒤 “한국과 남아공은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소중한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양국이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라마포사 대통령은 국가 발전을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과의 교육·기술훈련 분야 협력을 희망했다. 그러면서 양 정상은 한반도·아프리카 등 지역 정세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국제평화를 증진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앨버니지 총리와의 정상회담은 특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회담에서 앨버니지 총리는 “전화 통화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만나 뵙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도 “우리가 매우 가까운 사이처럼 느껴진다. 며칠 전 통화 때 목소리를 들을 때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젊고, 미남이시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과 앨버니지 총리는 지난 12일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전화 통화를 갖고 국방·방산, 청정에너지, 핵심 광물을 포함한 공급망 관련 협력 등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곧 6·25 75주년인 것으로 안다. 6·25 전쟁에서 호주 군은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싸웠다”며 “경제협력 관계도 두텁게 가져가고 있다. 방산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협력을 해오고 있으며, 호주는 대한민국의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공급 국가”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말씀하신 것처럼 호주는 한국전쟁 당시 많은 수의 군인을 파병했고, 그 덕으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살아남아 이렇게 한자리에 있다”며 “또 경제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관계로, 앞으로도 협력할 분야가 매우 많다. 우리가 에너지와 자원 문제에 있어 호주의 의존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다가오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한국을 방문하고자 한다. 고대하고 있다”며 “또 이 대통령을 언젠가 호주에 모시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앨버니지 총리의 대통령 취임 축하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앨버니지 총리의 지난달 총선 승리와 2기 내각 출범을 축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다니엘 스미스 캐나다 앨버타주 수상이 주최하는 환영 리셉션에 참석했다. G7 초청국 정상들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리셉션에서는 주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서로 관세 협상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도 리셉션에서 또 다른 주제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리셉션) 드레스 코드가 전통의상 혹은 정장이었다”며 “김혜경 여사는 연노란색 치마와 녹색 저고리 등 전통 한복 의상을 입고 참석을 했고, 사진 촬영 요구를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