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새 대한민국 열다 [영상]
4일 0시 20분 현재 48.9% 득표
PK서도 ‘마의 40%’ 벽 넘을 듯
계엄 심판 민심은 진보 정권 택해
李 “국민의 위대한 결정에 경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4일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전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촉발한 조기 대선이 결국 정권 교체로 마무리된 셈이다. 8년 새 보수 대통령 2명이 모두 탄핵으로 물러나고, 그 뒤를 진보 정권이 잇는 헌정사의 기록도 새로 남겼다. 국회 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민주당이 행정 권력까지 손에 쥐면서 4일 출범하는 ‘이재명 정부’는 강력한 정국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소되지 않은 ‘사법 리스크’ 등 이 후보에 대한 비토 여론도 여전한 만큼 일방 독주는 진영 대립을 격화시키면서 국정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후보는 당선 직후 “국민의 위대한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민생 회복과 함께 협치와 통합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4일 0시 20분 현재(개표율 57.07%)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8.98%인 978만 2762표를 득표해 당선이 확정됐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851만 873표(42.61%),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147만 1398표(7.36%),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18만 5880표(0.93%)를 각각 득표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PK), 대구·경북(TK), 강원 등에서는 김 후보가 앞섰고, 수도권과 충청, 호남, 제주는 이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국토의 동·서로 표심이 뚜렷이 갈렸다. 다만 이 후보는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각각 39.60%, 42.65%, 39.49%를 득표해 민주당 계열 후보 중 처음으로 이 지역에서 ‘마의 40%’ 벽을 넘어설 것이 기대된다. 앞서 3일 오후 8시 투표 종료 직후 일제히 발표된 지상파 3사를 비롯해 각 방송사들의 출구조사는 이 후보가 49~51%를 득표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3일 투표 마감 직후 잠정 집계한 최종 투표율은 79.4%로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로 28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전체 유권자 4439만 1871명 중 3524만 416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여기에는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사전 투표율(34.74%)과 재외·선상·거소투표의 투표율이 반영됐다. 선관위는 “궐위 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사전 투표 참여도가 꾸준히 높아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광주(83.9%), 전남(83.6%), 전북(82.5%) 등 민주당 우세 지역인 호남이 최상위권을 기록했고, 부산(78.4%), 경남(78.5%)은 평균을 밑돌았다.
이 후보는 이날 당선이 확정된 자정 무렵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게 인천 계양구 자택을 나와 취재진에게 “우리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제게 주어진 큰 책임과 사명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도록 하겠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김 여사와 함께 차량에 탑승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로 향했다. 앞서 이 당선인은 투표 직전 가장 시급한 국정 과제로 ‘민생’을 언급하면서 “개혁해야 할 과제는 각 부문에 많이 산적해 있지만 지금은 개혁보다 급한 것이 민생 회복, 경제 회복”이라고 밝힌 바 있다. 4일 발표될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는 이 당선인의 최측근인 4선의 김민석 최고위원이, 비서실장에는 3선의 강훈식 의원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