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창(窓)은 풍경 담는 액자… 오래 머물고픈 집 필수 요소
조망 특화형 평면
주거 환경 데이터 설계에 반영
단지·세대별 조망 최적화 배치
자연 만끽 주거 패러다임 제시
최신 공사기준 검색 프로그램
안전·보건 교육 통합 플랫폼 등
AI 활용 디지털 시스템 가속화
집은 이제 단순히 휴식 공간을 넘어 일과 삶이 공존하는 복합적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조망’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다.
좁은 지역에 빼곡히 들어선 고층 아파트에서 조망권은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지만, 동시에 주거 생활의 본질로 자리 잡았다. 창밖 풍경은 일상에 여유를 제공하고 규칙적인 삶을 지속하는 원동력이 되고, 조망은 좋은 환경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정주의 가치’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차경’이란 경치를 빌린다는 의미로, 동서양 건축과 조경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개념이다. 특히, 한옥에서는 차경을 통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설계해왔다.
■데이터 분석해 최적 설계
GS건설은 이러한 전통적 개념을 현대 고층 아파트에 접목해, ‘창’을 ‘풍경을 담는 액자’로 해석하는 조망 특화형 평면을 개발했다.
‘조망 특화형 평면’은 단지별 조망 최적화 배치와 함께 세대별 조망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평면으로, 외부 창호가 향하는 공간을 거실이나 부엌으로 배치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는 파노라마 창을 통해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조망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GS건설은 새로 개발된 조망 특화형 평면을 바다나 한강 등 우수한 조망권을 갖추고 있는 ‘송도자이크리스탈오션’ ‘브라이튼 여의도’ 설계에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 조망 특화형 평면은 GS건설의 사내 1호 벤처인 인디드랩의 ‘더 스택’을 활용해 개발됐다. 더 스택은 조망뿐 아니라, 소음, 공기질 등 다양한 고객의 주거 환경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설계에 반영함으로써 최적의 단지 배치를 만들어낸다. 3D모델링을 통해 세대별 조망을 시뮬레이션해, 시공 단계부터 내 집 거실에서 창밖 풍경을 미리 볼 수 있게 해준다.
이와 같은 주거 환경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망이 강화된 혁신적인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며, 특히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평면 개발에 차별화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GS건설 관계자는 “자이는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일상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주거 공간의 가치를 혁신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AI로 5000쪽 자료 대체
GS건설은 또 현장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품질과 안전을 강화한다. GS건설 허윤홍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AI를 활용해 업무 방식을 혁신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통해 일하기 좋은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은 현장의 품질과 안전을 위해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작년 초 안전, 보건, 장비, 기술 관련 방대한 교육 자료를 한곳에서 쉽게 찾아보고 활용할 수 있는 ‘GS건설 안전보건 교육 자료 통합 플랫폼’을 개발해 활용 중이다. 현장 외국인 근로자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AI번역 프로그램 ‘자이 보이스’도 개발해 현장에 활용 중이다.
GS건설은 AI를 활용, 언제 어디서든 공사 기준을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 ‘자이북’을 개발, 건설 현장의 디지털화에 나선다.
GS건설이 자체 개발한 자이북은 5000페이지가 넘는 GS건설의 주택 공사 시공기준 표준 시방서, LH 시방서 등을 AI를 활용해 최신 기준을 알려준다. 그동안 품질 점검 시 일일이 서류나 파일을 통해 찾아봐야 했던 자료들을 AI로 학습된 자이북에 궁금증을 검색하면, 즉시 원하는 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또한 검색 질문에 대한 내용 외에도 관련 유튜브 영상 링크까지 알려줘, 시공 기준에 익숙하지 않은 저연차 엔지니어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이북은 작년 11월까지 파일럿 형태로 일부 현장에 적용해, 실제 담당자들이 사용 후 제안한 개선 사항을 통해 보완해 나가는 형태로 발전시켜 현장의 활용도와 만족도를 높였다.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이미지, 텍스트를 추출하는 기능을 추가했고, 기존에 GS건설이 가지고 있었던 사내 데이터를 AI로 학습시켜 앱을 통해 검색이 가능하도록 했다. 향후 인터넷 환경이 원활하지 않은 현장에서도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앱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GS건설 관계자는 “AI를 활용해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현장과 회사 내 개발조직의 소통을 통해 개발 중”이라며 “자이북을 시공 기준뿐만 아니라 안전, 품질 등 여러 기준도 검색이 가능하도록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120개 언어로 즉시 통번역
자이 보이스는 아침 조회나 안전교육과 같이 현장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의사 전달 시 유용하게 사용된다. 담당자가 한국어로 이야기를 하면 음성을 인식하고, 중국어 또는 베트남어 등 120여 개의 언어로 동시에 텍스트로 표현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번역 프로그램에서 정확한 번역이 어려웠던 건설 전문 용어도 나라별 언어로 정확하게 번역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건설 현장은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안전과 품질을 위해 원활한 의사소통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초부터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꼭 필요한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안전이나 품질에 대한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반 실시간 번역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자이 보이스의 경우 지난해 4~6월 일선 현장에서 이를 사용하는 현장 근로자들의 애로점이나 개선사항을 적극 반영해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했다. 이를 통해 △건설 용어의 정확한 번역 △다양한 언어로의 번역 △음성 인식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자판 입력 △QR코드를 통한 근로자 모바일 활용 △조회 시 사용되는 자료의 번역 등을 추가했다.
향후 인터넷 환경이 원활하지 않은 현장에서도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앱으로 개발할 예정이며, 현재는 텍스트 형태로만 번역되지만 언어별 음성 출력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GS건설 디지털혁신팀 관계자는 “자이 보이스 외에도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현장과 협업해 개발 중”이라며 “건설 현장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현장의 안전과 품질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전 교육 통합 플랫폼도
안전보건 교육 자료 통합 플랫폼은 안전, 보건, 건설장비, 기술안전과 관련된 교육 자료를 비롯해 건설 현장 중대재해사례, 교육용 동영상, 사전 안전, 교육 등 안전보건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제공한다. 강력한 검색 기능을 통해 쉽게 자료를 찾고 활용할 수 있어 통합 시스템으로 활용 가능하다. 기존에 활용했던 자료 공유 시스템은 부서별로 관리하는 방식이 다르고, 자료가 분산돼 있어 사용자의 불편함이 많았다는 것에서 큰 차이가 있다.
GS건설 안전혁신학교는 안전보건 교육 자료 공유 플랫폼 활용뿐 아니라, 총 60여 편의 근로자 교육용 동영상을 자체 제작해 건설 현장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하고 있으며, 실제 공사 현장을 3D 입체 스캔한 가상학습공간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가상학습공간에서는 PC공사, 시스템비계, 동바리, 가설흙막이, 데크플레이트 공사를 비롯 항타기, 건설용 리프트와 같은 건설 장비를 관련 정보와 함께 둘러볼 수 있어,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