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시장 개방하지 않으면 對中 관세 철회 불가"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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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관세정책 적응 여부엔 "이제 과도기 이해하기 시작"
WSJ "미, 관세협상 표준양식 만들어 18개국과 두 달간 집중 협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중국에 부과한 145%에 달하는 관세에 대해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는 양보를 하지 않으면 철회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 풀기자단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 로마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취재진과 만나 "중국이 실질적인 것을 주지 않으면 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질적 양보가 무엇이냐'고 묻자 "중국을 개방하라(free up China), 중국에 우리가 들어가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솔직히 그게 우리가 원했던 것이다. 거의 얻어낼 뻔했는데 그들이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집권 1기 때인 2018년 중국과 관세 전쟁을 시작했고, 2020년 초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담판으로 1단계 무역 합의라는 합의를 했으나 이후 합의가 흐지부지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무역 상대국에 90일간 유예한 상호관세 부과를 연기할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는 협상할 것이지만, 합의도 할 것이다. 우리가 설정하는 관세는 매우 합리적일 것이고, 그게 협상의 끝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한 금융시장이 자신의 관세 정책에 적응하고 있는지를 묻자 "과도기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강경 일변도 관세 정책에 뉴욕 증시나 채권 시장이 동요하며 급락하자 거듭 유화 제스처를 보내면서 시장의 안정을 시도한 바 있다.

지난 9일 0시 1분부터 국가별 상호관세가 발효되면서 금융시장이 폭락하자 13시간여만에 중국을 제외한 70여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고, 최근에는 중국과의 관세 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을 띠며 심각해지자 대중(對中) 관세 하향 조정 의사를 잇달아 밝혔다.

한편, 미국이 일종의 표준화된 협상 양식을 만들어 앞으로 약 두 달간 18개 국가와 상호관세 협상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 협상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준비한 협상의 틀(프레임워크)을 사용할 계획이다. 프레임워크는 관세와 쿼터(할당), 비관세 장벽, 디지털 무역, 원산지 규정, 경제안보와 기타 상업적 쟁점 등 협상의 큰 범주를 정리한 것이다.

USTR은 국가마다 이런 협상 항목별로 미국의 요구 사항을 제시할 방침이다.

USTR 대변인은 "USTR은 정리되고 엄밀한 프레임워크에 따라 일하고 있으며, 의지가 있는 교역 파트너들과 신속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USTR은 미국의 목표를 분명히 했으며, 우리의 교역 파트너들은 그들이 각자 개별적으로 (미국에) 무엇을 제안할 수 있는지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새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향후 2개월간 18개 주요 교역국과 계속 협상하려고 한다고 소식통들은 WSJ에 설명했다. 미국의 초기 계획은 한 주에 6개 국가와 협상해 3주간 18개 국가와 한 번씩 협상을 마친 뒤 이 협상 주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협상은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7월 8일까지 이런 식으로 계속되며 그때까지 미국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유예 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상호관세를 원래대로 부과하게 된다. 미국이 새 프레임워크를 어떤 나라와의 협상에 적용하고, 어떤 나라와는 다른 트랙으로 협상하려고 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WSJ은 보도했다.

앞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각국으로부터 총 18건의 서면 제안서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해당 국가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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