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아빠 빚더미 감당 힘든 남매
유일 혈육 부친 뇌출혈로 숨져
남은 빚에다 집까지 압류 당해
도와줄 어른 주변에 전혀 없어
10대 미성년자 아이들은 막막
성훈(가명·19)이와 성은(가명·17)이에게는 아빠가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성훈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와 이혼한 아빠는 두 남매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습니다. 아빠는 가난에서 벗어나려 늘 노력했던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는 따뜻하고 희생적인 아빠였습니다. 가전제품 수리 일을 하는 아빠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지만, 아이들 교육비를 벌고자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습니다. 주말과 밤낮 상관없이 발에 땀이 나게 뛰어다녔습니다.
그런 아빠에게 갑자기 뇌출혈과 뇌경색이 찾아왔습니다. 입원 치료를 받으며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보니 신장이 망가진 상태였고 투석까지 하게 됐습니다. 가족의 슈퍼맨인 아빠가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누워있는 것을 본 성훈이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자신들 때문에 아빠가 좋아하는 야구도 마음대로 보지 못하고 바쁘게 살다 나쁜 병에 걸린 것 같아 미안했습니다.
성훈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습니다. 매일 하교 후 의식이 없는 아빠를 보살피고자 중환자실로 갔습니다. 가장이 된 성훈이는 그제야 아빠의 어깨를 짓눌렀던 많은 빚의 존재를 알게 됐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집은 압류가 됐고 경매가 진행됐습니다. 언제 집에서 나가야 하는지 막막했던 어느 날, 병원에서 아빠가 위중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빠는 남매와 마지막으로 잠깐의 눈 맞춤과 악수를 끝내고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두 남매의 유일한 울타리인 아빠가 떠나자 성준이는 세상이 무너지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아빠의 남은 빚, 경매에 나온 집, 장기 연체된 관리비 등 미성년자가 감당하기에 어려운 일만 가득합니다.
미성년자인 아이들은 상속 포기를 마음대로 할 수도 없고, 절차를 도와줄 어른도 주변에 없습니다. 성훈이는 여동생을 대신해 법률구조공단에서 상담하면서 법률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성훈이는 항해사를 꿈꾸는 평범한 고3 학생입니다. 공부에 욕심이 많고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잠을 줄여가며 학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일찍 철이 들어 본인의 감정을 숨기고 묵묵히 여동생을 챙기려고 노력합니다. 오빠를 잘 따르는 성은이는 반에서 손꼽히는 성실하고 공부 잘하는 학생입니다. 성은이는 자신이 울면 오빠가 더 힘들어질까, 혼자 숨어서 아빠를 보낸 슬픔을 흘려보냅니다. 두 남매는 서로를 보듬으면서 앞으로 살아갈 앞날이 두렵지만, 함께 이겨내길 원하고 있습니다.
아빠를 보낸 슬픔에 빠지지도 못하게 가난이 아이들을 덮치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이 아이들의 울타리가 돼 준다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하늘 아래 둘만 남겨졌지만 남매는 미래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찾고 싶습니다.
△북구청 복지정책과 차윤정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1일 자 성준 씨
지난 11일자 ‘빚 독촉 벼랑 끝 몰린 성준 씨’ 사연에 후원자 66명이 276만 3555원을, BNK부산은행 공감 클릭으로 210만 5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성준 씨의 재활을 위한 병원비와 체납주거비 상환에 쓰일 예정입니다. 성준 씨는 “다시 살아갈 용기가 생긴다”며 “모르는 분들도 이렇게 본인의 재기를 위해 관심과 응원을 주시는데 그 관심이 헛되지 않도록 꼭 재기에 성공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성준 씨는 재활도 열심히 하겠다며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