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신공항 기본설계 2029년 개항 로드맵 명확히 해야
28일 현대건설 컨소시엄, 제출 예정
핵심 과제 극복 등 이행 계획 제시를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출범 1주년을 맞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올해 말까지 우선 시공분 착공과 인허가·보상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9년 12월 개항, 2031년 말 전체 준공이라는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오는 28일까지 가덕신공항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부지 조성 공사의 기본설계를 제출한다. 네 차례 유찰을 통해 사업 지연을 겪었던 가덕신공항 사업이 본격적인 착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문턱에 선 셈이다. 하지만 이는 물리적 착공의 시작일 뿐이다. 진짜 관건은 ‘시간표’가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한 ‘실행력’이다. 개항까지 남은 시간이 4년 남짓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 한순간도 허투루 흘려보낼 수 없다.
가덕신공항은 단순한 항공 인프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공항은 국토균형발전과 남부권 산업 구조 재편, 글로벌 물류망 완성을 위한 핵심적인 국가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 13조 5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인 만큼 단순히 일정과 예산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공항이 2029년 말 개항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로드맵을 얼마나 신속하게 그리고 신뢰 있게 실행할 수 있느냐다. 김해공항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덕신공항 개항은 단순한 공항 신설을 넘어 남부권 항공 수요를 감당할 유일한 대안이다.
2029년 말 개항이라는 목표는 말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가덕신공항 사업은 숱한 정치적 공방과 절차적 혼선 속에서 신뢰를 잃어왔다. 국책사업임에도 선거철마다 공약 소모전에 휘말렸고, 잇단 입찰 유찰과 행정 지연은 시민들의 피로감만 키웠다. 지금이야말로 정부와 공단은 “2029년 개항에 차질이 없다”는 발언을 실체 있는 약속으로 바꿔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연약 지반 처리, 주민 보상 대책, 배후 교통망 구축 등 핵심 과제에 대한 단계별 이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사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책 연속성과 제도적 안정장치 마련도 필요하다. 지금은 계획보다 이행이 중요하며, 말보다 결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이번에 제출될 기본설계는 단순한 도면 작업이 아니다. 향후 4년 남짓한 기간 내 공항 개항이 가능한지를 가늠하는 실질적 시험대다. 기술적·재정적 타당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2029년 개항 약속은 또다시 공허한 말잔치로 끝날 수 있다. 기본설계부터 실시설계, 착공, 건축물 건설까지 전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로드맵에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정부와 공단은 속도를 내야 한다. 가덕신공항은 단순한 지역 SOC가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지형에 직결된 중대한 프로젝트다. 최근 부산시가 대선 10대 공약 과제에 이를 포함시킨 것도 그 상징성과 중대성을 보여준다. 이제 정부와 공단은 부산 시민의 긴 기다림에 응답해야 한다. 2029년 개항은 선언이 아닌 실천으로 증명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