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아우디’ ‘볼보’도 라틴어였어?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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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세상은 라틴어로 가득하다’

<세상은 라틴어로 가득하다> 책 표지. 서해문집 제공 <세상은 라틴어로 가득하다> 책 표지. 서해문집 제공

이메일을 쓸 때 ‘Re:’는 영어 ‘답장’(reply)의 줄임말이 아니다. 알고 보면 라틴어 ‘~에 관하여’(in re)에서 유래했다. 영어로 ‘역사’를 뜻하는 ‘history’가 ‘his story’, 시대의 권력자인 ‘그’의 이야기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견해다. 탐구, 기술, 역사, 이야기를 뜻하는 라틴어 ‘historia’가 ‘history’의 어원이다.

아우디나 볼보 같은 브랜드명도 ‘들어라’(Audi)와 ‘나는 굴린다’(Volvo) 같은 라틴어에서 왔다. 바이러스는 라틴어의 ‘독’(virus), 백신은 ‘암소’(vaccinus)가 그 어원이다. 백신과 암소가 무슨 상관이냐고? 세계 최초의 백신이 소의 질병인 천연두에 걸리게 하는 것이었단 걸 상기해 보자. 위약을 가리키는 ‘플라세보’(placebo)는 라틴어로 ‘내가 기쁘게 할 것이다’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세상은 라틴어로 가득하다’고 외친다.

라틴어는 이탈리아반도 중서부의 한 도시에서 생겨난 언어다. 이것이 고대 로마의 세력 확장에 따라 통용되는 지역이 넓어지면서 오늘날의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루마니아어 등의 기원이 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잉글랜드에 살던 문인들이 라틴어 단어를 영어에 차용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알파벳도 라틴어를 표기하기 위해 고대 로마에서 만든 문자, 라틴 문자다. 라틴 문자가 사용되기 시작한 지 250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많은 곳에서 이를 사용한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 라틴어에서 유래된 수많은 단어에 둘러싸인 우리. 저자는 라틴어와 고대 로마의 막대한 영향력을 강조한다. 라티나 사마 지음/이현욱 옮김/서해문집/248쪽/1만 7500원.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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