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짧지 않다… 영상으로 만나는 60개의 질문들 [BISFF]
42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24일 개막
개막작 등 경쟁부문 상영작 60편 확정
‘길’ 젤소미나 등장 공식 포스터도 공개
29일까지 영화의전당·모퉁이극장에서
오늘의 세계를 비춘 다양한 시선을 영화로 만나는 창이 열린다. 4월 24일 개막하는 제42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BISFF)가 그 무대이다. 1980년 한국단편영화제로 출발한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로 점차 범위를 확장하며 미국 아카데미 공식 인증 단편영화제로 성장했다. 영화제 사무국은 최근 경쟁 부문 상영작과 개막작 3편을 확정하고 공식 포스터를 공개하는 등 막바지 준비로 분주하다.
경쟁 부문 상영작은 국제경쟁 40편과 국내경쟁 20편 등 60편으로 선정했다. 국제경쟁 40편은 25개국에서 출품한 작품이다. 앞서 올 1월 마감한 출품작 공모엔 모두 5350편이 도달했다. 한국경쟁이 811편이고, 나머지 4539편은 121개국에서 출품한 국제경쟁 부문이다. 국내외 전문가 25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단에서 이들 작품 중 60편을 엄선해 상영작으로 정했다.
개막작으로는 올해 영화제 주빈국인 콜롬비아의 ‘악어 할아버지’(Lanawaru)와 ‘물을 건너서’(Across The Waters·프랑스), '카를로스의 철모'(The Helmet·멕시코) 등 국제경쟁 부문에 출품된 작품 3편을 선정했다.
‘악어 할아버지’는 아마존 원주민 소년이 할아버지를 통해 전통 의식과 치유를 경험하며 자신을 괴롭히던 정글의 공포에 맞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영화제 관계자는 “소년의 시각에서 공동체의 삶, 인간과 자연의 공존 등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역시 다큐멘터리 장르인 ‘카를로스의 철모’는 아버지의 유품인 헬멧을 통해 상실과 고통의 감정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픽션인 ‘물을 건너서’는 외딴 광산마을에 사는 소녀가 낯선 트럭 운전사에게 호기심을 가지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제 관계자는 “올해 주제인 ‘시네마 & 사운드’에 잘 부합하는 작품 위주로 개막작을 선정했다”며 “미학적인 면이나 완성도에서 수준 높은 작품들로, 단편영화의 다양성과 독창성, 감수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편의 개막작은 오는 24일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에서 순차적으로 상영된다.
개막작을 포함한 경쟁작 60편은 영화제 기간 해운대구 영화의전당과 중구 BNK부산은행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주빈국 콜롬비아 영화를 조명하고 역사, 문화, 예술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공식 포스터도 공개됐다. 고전 명작 영화인 이탈리아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길’(1957) 주인공 젤소미나가 등장한 점이 눈길을 끈다. 형형색색의 선과 굴곡으로 만들어진 LP판을 배경으로 커다란 펜을 든 세 명의 젤소미나가 그네를 타듯 톤암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영화제 측은 “등장인물의 대사, 관객 경험을 증폭시키는 효과음, 영화음악 등 이야기와 사운드가 지닌 미학을 표현하려 했다”며 “젤소미나가 마흔두 번째 영화제의 길을 나선다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공식 포스터는 ‘내 어머니 이야기’로 지난해 제41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김소영, 장민희 감독이 디자인했다. 이들은 “각각의 젤소미나가 그려낸 선들이 모여 하나의 영화와 음악이 만들어지듯, 상영작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모여 멋진 영화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29일 폐막식에서는 국제경쟁 최우수 작품상, 한국경쟁 최우수 작품상, 오퍼레이션 키노 최우수 작품상 시상과 상영이 진행된다. 부산 중구청 후원으로 제정된 오퍼레이션 키노 부문은 지역 영화 인재들의 제작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부산의 영화·영상 전공 학생들이 제작한 단편영화를 대상으로 시상한다. 올해에는 7편이 경쟁한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