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밤 사직에서 BNK 첫 우승 ‘빨간 폭죽’ 터진다
안혜지 득점포 ‘활활’ 공격 선봉
2차전서 우리은행 55-49 제압
역대 1·2차전 승리 팀 모두 우승
선수들 고른 활약이 최대 장점
최초 우승 팀 여성 감독 눈앞에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황홀한 ‘빨간 폭죽’이 터진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부산 BNK는 구단 창단 이후 최초로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BNK가 오후 7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승리하면 2019년 구단 창단 이후 최초로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역대 챔프전 1, 2차전을 다 잡은 16개 팀은 모두 이변 없이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박 감독은 한국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초의 우승 팀 여성 사령탑으로 이름을 새기게 된다. BNK의 팀 컬러는 ‘레드’로 빨간색처럼 강렬하고 화끈한 농구를 보여드리겠다는 의미다.
BNK는 18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우리은행을 55-49로 제압했다. 1차전을 47-53으로 잡은 BNK는 이제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이날 패배한 뒤 기자회견에서 “농구가 참 어렵다. 얘를 묶으면 쟤가 터지고, 쟤를 묶으면 얘가 터지고…”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말이 이날 경기의 엑기스였다. 우리은행은 BNK의 에이스 박혜진을 무득점, 김소니아를 7점으로 묶을 정도로 상대 주축 선수들을 막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안혜지와 이이지마 사키의 슛이 터지며 무너지고 말았다. 사실 우리은행이 김단비에게만 의존하는 공격은 단조로웠다.
외곽포가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안혜지가 3점 2방을 모두 적중하는 등 우리은행이 예상하지 못한 공격력을 뽐낸 BNK가 전반을 30-29로 근소하게 앞섰다. BNK에서는 3쿼터에서 이이지마 사키가 7점을 올리며 무득점으로 부진한 박혜진, 김소니아의 공백을 메웠다. 우리은행도 스나가와가 김단비 대신 계속 공격을 이끌며 점수 차가 벌어지지 않게 따라와 접전 상태에서 4쿼터를 맞았다.
기세가 오른 이이지마는 4쿼터에도 팀 득점을 책임지며 우리은행을 궁지로 몰았다. 이이지마가 4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 4득점을 올린 뒤 안혜지도 중거리 슛과 레이업을 차례로 성공해 점수 차를 47-40으로 벌렸다.
우리은행도 순순히 물러서지는 않았다. 이명관이 중거리 슛, 김단비가 3점을 연속으로 적중해 49-47까지 따라왔다. 하지만 종료 2분여 전 김소니아가 회심의 3점을 성공해 급한 불을 껐고, 곧이어 이소희까지 3점을 터뜨려 BNK에 승리를 안겼다. BNK로서는 전반 리바운드에서 많이 밀렸는데, 후반에는 공격 리바운드를 덜 허용한 게 주효했다.
BNK 박 감독은 “우리는 5명이 각자 조각으로서 역할을 해주는 게 확실한 장점이고, 승부처에서 치고 나가는 힘이 있다”라며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는 또 “미디어데이에서 내가 ‘부산으로 온나’라고 이야기했는데, 그게 가능한 상황이라 다행이다. 팬들에게 에너지를 받으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NK로서는 속도도 빠르고 체력이 좋은 안혜지가 자신감까지 갖추게 된 점이 무엇보다 든든하다. 안혜지는 스스로 해결해 줘야 할 때 머뭇거렸지만 이제는 달라진 모습이다. 키 플레이어 안혜지는 “우리 체육관에서 빨간색 폭죽이 터졌으면 좋겠다. 지금 생각나는 게 그것뿐이라 그것만 보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BNK가 20일 홈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하면 3전승으로 2022-2023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리은행에 3연패 한 아픔을 고스란히 돌려주게 된다. 달콤한 복수의 순간이 다가왔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