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인원"…정형식, 곽종근에 "왜 말 바꾸나"
헌재 6차 변론서 종일 입씨름
곽종근 "국회의원 아닌 인원이라고 들어"
尹 "인원이라는 말은 써본 적 없다"
6일 열린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제6차 변론기일에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과 윤 대통령 측이 ‘끌어내라’는 지시의 대상이 국회의원인지 요원인지를 두고 종일 신경전을 벌였다. 곽 전 사령관은 심문 초반에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 맞다”고 했다가 정형식 헌법재판관의 거듭된 추궁에 “‘국회의원’은 듣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말을 바꿨다.
곽 전 사령관은 이날 헌재 제6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국회 측 대리인의 '대통령이 계엄 당일 데리고 나오라 한 대상은 의사당 안에 있는 의원들이 맞냐'는 질문에 "정확히 맞다"고 답했다. 국회 측에서 곽 전 사령관의 검찰 신문조서를 읽으며 "12월 4일 밤 12시 30분께 윤 대통령이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와 '아직 국회 내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들어가서 의사당 사람들을 데리고 나와라'라고 (말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증인이 진술한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곽 전 사령관은 심문 후반 재판관의 추궁에 '국회의원(이라는 말은)은 듣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곽 전 사령관은 정 재판관의 질문에 “‘국회의원’은 듣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정 재판관은 곽 전 사령관에게 “증인 진술이 조금 달라진다, 오로지 들은 얘기만 말씀해보라”고 말했다. 정 재판관은 우선 “윤 대통령이 아직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고 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곽 전 사령관은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정 재판관이 “150명 얘기를 했느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당시에는 기억이 없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이 그 말을 했다고 얘기를 해서 다시 상황을 인식했다. 나중에 기억났다”고 답했다.
정 재판관은 “‘국회 안에 있는 사람들 데리고 들어와라‘고 했느냐”고 물었고, 곽 전 사령관은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이렇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인원’이라 했나, ‘의원’이라 했나”라는 질문에는 “‘인원’으로 기억한다. ‘국회의원’은 듣지 않은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해 12월 11일 곽 전 사령관이 출연한 '김병주TV' 영상 등을 근거로 그의 증언이 번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과 통화한 횟수나 시간, 내용 등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끌어낼 사람을) 인원이라 얘기했다는데, 저는 사람이란 표현을 놔두고 인원이란 말을 저는 써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상급자가 어떤 지시를 했는데 그 지시가 자기가 보기에 위법하고 부당하기도 한 면이 있고 현실적으로 이행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도 있다"며 "그럴 때 상급자가 이행하라고 지시했을 때는 먼저 이게 부당하다, 이런 얘기를 하기 보단 현실적 여건이 이래서 하기가 어렵다 얘기하는 게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제가 만약 백번 양보해서 본회의장 의원이 (의결) 정족수가 안 된 것 같다, 과반수 안 된 것 같다 하면 151명이라고 해서 한 명 두 명 끌어내면 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151명이든, 152명이든 다 끄집어내야만 그 회의를 막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