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해소 이재용, 삼성 재건 속도 내나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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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2심서 무죄, 10년 족쇄 풀어
반도체 산업 부진 등 위기 상황서
조직 개편·투자 속도 성과 기대

지난 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법원에서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법원에서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계열사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일 2심서 무죄 선고를 받음에 따라 향후 삼성의 위기 극복과 신사업 발굴을 비롯한 미래 준비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는 3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 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이 회장이 10년째 겪고 있던 사법 리스크가 사실상 해소됐다.

삼성전자는 현재 주력인 반도체 산업을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으로 고공행진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범용(레거시) 메모리의 부진과 HBM 납품 지연 등으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부과와 반도체 보조금 지출 중단 움직임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다. 그룹 안팎에선 그동안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과감한 투자 결정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으로 삼성 경영진이 관료화되면서 그룹 전반의 IT·가전 그룹으로서의 쇄신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번 무죄 선고로 이 회장이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만큼 삼성의 초격차를 이끌며 경영 능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할 때라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오후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3자 회동을 통해 AI 관련한 본격 협의를 했다.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복합 위기 타개 방안 중 하나로 삼성글로벌리서치 내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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