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휠체어 공간… 부산 버스 정류소 변신
시, 공공시설물 표준 디자인 확정
주변 경관 따라 회색 5단계 적용
비상벨 등 유니버셜 디자인 접목
보도용 맨홀 콘크리트로 재료 통일
보행로 안내표지판 가독성도 높여
앞으로 부산에서 기존 버스 정류소를 보수하거나 새로 만들 때 적용할 새로운 표준 디자인이 확정됐다. 버스 정류소 뿐만 아니라 맨홀 덮개, 안내 표지판도 기존 경관과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든 표준 디자인이 나왔다.
부산시는 부산형 공공 시설물 표준 디자인 개발 용역을 바탕으로 최근 공공디자인 진흥위원회를 열어 공공시설물 표준 디자인 3종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 디자인 등록을 완료하고 16개 구·군과 시 유관 기관에 디자인 설계 도면을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버스 정류소를 보수하거나 새롭게 설치할 경우 이 디자인을 적용하도록 권고한다.
버스 정류소 디자인은 크게 일반형과 특화형으로 나뉜다. 모두 모듈형 구조로 버스 정류소를 설치하는 도로의 상황에 따라 확장이나 변경이 쉬워 다양한 적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버스 정류소 이름에 LED 조명을 적용해 눈에 잘 띄도록 만들고, 주 색상은 회색으로 설정해 주변 경관에 따라 5단계 톤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비상벨, 음성 안내, 점자, QR코드 설치를 비롯해 휠체어를 거치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만들어 교통약자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했다. 휠체어 거치 공간은 기존 버스 정류소에는 없던 부분이다. 특화형 디자인은 벤치 뒷면에 타공판을 설치해 지역별로 특화한 디자인을 반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맨홀 덮개는 이용자를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가장 큰 특징은 재료 통일이다. 보도용 맨홀 덮개는 기존에는 대부분 주철로 만들어 보행자가 길을 걷다가 걸리는 등 불편함이 있었는데, 보도에 사용하는 재료인 콘크리트로 통일해 보행자의 불편함을 줄였다.
도로용 맨홀 덮개는 차량이 다니는 길에 설치하는 만큼 주철로 만들지만 미끄럼 방지를 위해 요철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보도용과 도로용 모두 시 도시브랜드 로고를 양각으로 디자인해 통일감을 줬다.
앞으로 생기는 공개공지·공공보행통로 안내 표지판에 적용할 디자인도 새롭게 확정했다. 시민들이 공간 정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글자 자체를 로고로 활용해 인지성과 가독성을 높였다. 또 부산 도시경관 색채와 도시브랜드 색채를 적용했다.
부산시는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에 맞춰 표준 디자인을 개발하고 보급한다고 설명했다. 공공 시설물 관리는 지자체가 맡고 있는데, 관리 주체에 따라 디자인과 색상, 재료가 달라 지금까지는 통일된 도시 이미지를 만들기 어려웠다. 이번에 만든 표준 디자인은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부산 가로 공간을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시와 지자체가 디자인을 중복으로 개발하게 되면 발생하는 불필요한 예산이 절감되고, 앞으로 부산의 공공 시설물 디자인에 통일성이 생겨 도시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미래디자인본부 관계자는 “이번 공공시설물 표준 디자인은 이용자를 배려한 안전하고 편안한 디자인을 목표로 만들었다”면서 “표준 디자인을 중심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게 변형할 수 있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