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의 해, 제2의 도시 백년대계 핵심 사업 첫 삽 뜬다 [함께 사는 세상 2025]
2025 다시 뛰는 부산 경제 키워드
S N A K E
북항재개발 1단계 랜드마크 부지
4조 5000억 유치해 복합 리조트
올해 가덕신공항 부지 공사 착공
접근도로·철도 공사도 예산 반영
문현·북항 일대 금융기회발전특구
앵커 기업 필두로 29개 기업 이전
2025년 푸른 뱀의 해. 부산의 미래 백년대계를 책임질 핵심 사업들이 첫 발을 뗀다. 침체된 ‘제2의 도시(Second City)’에 숨을 불어넣는 북항(North Port) 재개발 사업, 가덕신공항(Airport) 건설 사업과 글로벌 허브 도시의 알맹이를 채우는 금융 산업 등 킬러콘텐츠(Killer contents)까지. 부산은 올해 제1의 경제(Economy)도시로 비상한다.
Second City(제2의 도시)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을 수식하는 가장 오래된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제2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지고 있다. 인구는 점점 줄어들고 젊은층이 일하고 삶을 누릴 도시의 동력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5일 부산시가 발표한 ‘2024년 부산사회조사’에 따르면 부산 지역 청년 10명 중 2명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절반 이상인 66.5%가 ‘구직, 취업, 직장’을 꼽았다. 이같은 응답은 2022년 대비 5.0%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부산은 서울에 이어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도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시의 인구는 933만 5495명으로 압도적 1위다. 부산시는 326만 8993명으로 2위였다. 이어 인천광역시가 301만 8589명으로 부산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하지만 부산은 인구가 빠르게 줄고, 인천은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11월 기준 부산의 인구는 329만 5496명이었고, 인천은 299만 3492명이었다. 1년 전보다 현재 기준 부산은 2만 6000여 명 줄었고, 인천은 2만 5000여 명이 증가했다. 제2의 도시 타이틀 수성이 위태로울 지경이다.
North Port(북항재개발)
위태로운 제2의 도시에도 희망은 있다. 북항재개발 사업은 쇠퇴한 부산 원도심을 글로벌 문화·관광·경제 중심지로 탈바꿈시키고 부산의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현재 재개발 1단계가 진행 중이며, 2단계 대상지인 자성대 부두를 비우기 위한 유례없는 항만 연쇄 이동도 올해 본격화된다.
1단계 개발의 핵심인 랜드마크 부지에 부산시는 외국 자본 4조 5000억 원을 유치해 삼성전자, 넷플릭스, CJ 등 글로벌 대기업의 지적재산권(IP) 콘텐츠를 활용한 복합 리조트를 건립할 계획을 최근 밝혔다. 랜드마크 부지에 들어설 ‘부산 랜드마크타워’는 연면적 102만㎡에 최고 88층 규모로 설계된다. 이곳에는 삼성전자와 퀄컴이 참여하는 헬스케어센터와 넷플릭스, CJ, 카카오 등이 운영하는 초대형 공연장(아레나)도 들어선다. 특급 호텔과 초대형 미디어 파사드, 스카이브리지 등 첨단 기술과 관광 콘텐츠를 결합한 시설도 포함된다. 시는 올해 상반기까지 부지 소유권 확보와 건축 인허가를 완료하고, 2026년 착공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Airport(가덕신공항)
가덕신공항도 올해 드디어 첫 삽을 뜬다. 올해 정부 예산안에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도약을 위한 가덕신공항 건설사업비 9640억 원이 반영됐다. 사업비는 공항 부지 조성에 8649억 원, 접근도로·철도 공사에 각각 796억 원, 195억 원이 사용된다.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계약 업체인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24개사)은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절차에 착수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6개월 간 기본설계를 진행한 후 국토교통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의 적격성 심사를 받는다. 이후 6개월 동안 실시설계를 한 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중 본 공사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공항은 단순히 공항을 넘어 부산의 부족한 물류 부지를 확보하고, 물류산업단지를 연계한 비즈니스로 부산의 글로벌 경제력을 제고하는 핵심시설이다. 공항 건설로 동서를 아우르는 지역 인프라도 대변화를 맞는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총 사업비 6297억 원을 들여 가덕신공항부터 부산시 송정동 구간을 연결하는 가덕신공항 접근도로(왕복 4차로, 9.3km)를 2029년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가덕대교~송정IC 고가도로 건설사업(4차로, 2.6km, 1298억 원), 한국도로공사는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 건설사업(4차로, 12.8km, 1조 2162억 원)을 진행 중이다. 두 도로 모두 2029년까지 개통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덕신공항은 남부권 글로벌 관문공항으로서 항공화물을 연간 100만t 이상 처리하고 세계 2위의 환적항만인 부산항신항·진해신항과 연계한 복합물류허브공항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iller Contents(킬러 콘텐츠)
부산 경제의 대표 킬러콘텐츠로 꼽히는 금융 산업도 올해 큰 전환기를 맞는다. 정부는 지난해 문현금융단지·북항 일대를 금융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했다.
금융기회발전특구에는 29개 기업이 본사 이전, 지점 설립을 하는 내용으로 투자의향서를 냈다. 시는 올해부터 앵커 기업을 필두로 한 29개 기업이 순차적으로 지역 이전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 기업들이 움직인 이유는 하나다. 종전에 찾아볼 수 없는 지원 때문이다. 기업이 부동산을 처분한 뒤 특구로 이전하면 양도소득세, 법인세가 특구 내 취득 부동산 매도 전까지 유예된다. 창업 기업은 소득·법인세가 5년간 면제된다. 취득세와 재산세도 특구 이전 시 100% 면제된다. 정부가 펀드를 조성해 기업 인프라 투자도 지원한다.
금융산업과 함께 부산 지역 산업 전반의 규제 완화를 담은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도 올해 입법이 예정돼 있다. 부산시는 “북항재개발 지역과 문현을 아우르는 부산 금융 기회발전특구는 금융 기업들이 부산에서 활동하고 금융 생태계가 조성돼 지역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