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부 유일’ 거창 산림레포츠파크, 반쪽 개장 ‘왜’
지난달 22일 준공 후 운영 들어가
산림휴양 관광객 200만 명 기대
핵심시설 마운틴코스터 개장 난항
생태교육장, 준공 8년 째 문 닫아
경남 거창군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인 산림레포츠파크가 준공돼 운영에 들어갔다. 지역의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레포츠파크의 두 축 가운데 하나인 생태교육장과 마운틴 코스터가 문을 열지 못해 반쪽짜리 개장이라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6일 경남 거창군에 따르면 경남 두 번째이자 서북부지역 최초 산림레포츠시설인 거창 산림레포츠파크가 지난달 22일 준공돼 운영에 들어갔다.
거창 산림레포츠파크는 국비 238억 원, 도비 56억 원, 군비 162억 원 등 457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거창군 고제면 개명리 덕유산 자락에 조성됐다. 지난 2014년부터 사업이 추진됐지만 예산 부족과 토지 보상 난항 등으로 공사가 다소 지연됐다. 그러다 민선 8기가 출범한 지난 2022년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돼 10여 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총면적 약 32ha 부지에 산림레포츠 테마의 산림 휴양단지를 조성했으며, 트리탑·집코스터 등 산림레포츠시설과 A프레임하우스·산림휴양관 등 숙박시설을 갖췄다.
거창군이 산림레포츠파크에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현재 거창 북부권역은 마땅한 관광지가 없어 다른 권역 대비 상대적 소외감이 큰 편이다. 이번에 레포츠파크가 준공됨에 따라 산림휴양 관광객 200만 명 시대가 열리는 것은 물론, 거창군 동서남북 관광벨트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인모 군수는 “숙박시설과 다양한 체험시설이 잘 준비돼 있으니, 전국 각지의 여행객들이 방문해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림레포츠파크는 기대와 달리 당분간 반쪽짜리 운영이 불가피하다. 원래 구상은 산 중턱 백두대간 생태교육장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자연휴양림과 산림레포츠타운이, 동쪽에는 스피드익스트림시설인 마운틴코스터 등이 들어선다. 휴양과 익스트림 스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됐다.
문제는 현재 개장한 게 서쪽에 있는 자연휴양림과 산림레포츠타운뿐이라는 점이다. 산비탈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활강하며 속도를 만끽하는 마운틴코스터는 2021년 설치 예정이었지만 아직 레일조차 깔지 못한 상태다.
업체 측이 당초 계약한 설비가 아닌 다른 설비를 설치하려 하자 군이 제동을 걸었고 결국 소송으로 번졌다. 앞서 1심은 군의 손을 들어줬지만, 아직 항소심 등이 남아 있다. 여기에 소송이 끝나더라도 새로운 사업자를 구하고 시설 설치까지 해야 해 언제 사업이 재개될지 기약하기 어렵다.
마운틴코스터 문제는 100억 원을 들여 만든 생태교육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시관과 생태학습놀이방, 게스트 하우스 등을 갖추고 있는 생태교육장은 2016년 완공됐는데, 8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마운틴코스터 이동 수단을 이용해 생태교육장을 오가도록 설계되다 보니 진입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8년 동안 사용하지 않아 보수공사나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거창군 관계자는 “안전이 보장된 설비를 설치해야 하다 보니 업체 측과 법적 다툼이 발생했다. 최대한 빨리 절차를 진행해 마운틴코스터 소송을 정리하려고 한다. 소송이 끝나면 곧바로 새로운 업체를 찾아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용객들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