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답변 정리와 함께 말하기 연습도 해 둬야
2025학년도 대입 수시 면접 준비
학생부 기반, 기출문제 미리 살펴야
제시문 기반, 논리적 의견 전개 중요
다중 미니 면접, 유연한 대응 필수
진정성·자신감 있는 태도는 기본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3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의 긴장감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수험생 중 수시모집 면접전형에 지원한 학생이라면 수능 직후에 진행되는 면접도 차츰 준비해야 할 때다. 면접은 수능 뒤 ‘벼락치기’로 준비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크다. 면접전형에서는 고교 생활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학생부가 중요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자신의 학생부를 잘 검토한 뒤 지원 대학의 예상 질문을 준비해 보고, 예상 답변을 정리해 두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다. 또 말하기 연습도 조금씩 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면접 유형에 따라 준비도 달라야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면접 비중은 대학에 따라 30~60% 정도를 차지한다. 대체로 면접보다 서류평가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면접을 통해 당락이 뒤집어지는 경우들도 적지 않으므로, 소홀히 준비해서는 안 된다.
대입 수시모집 면접 유형은 대학마다, 전공마다 차이가 있다. 유형이 다른 만큼 면접 준비 과정도 달라야 한다. 면접 유형에는 △학생부 기반 면접 △제시문 기반 면접 △다중 미니 면접(MMI) 등이 있다.
수시모집 면접에서 대부분의 대학들이 선택하는 면접 유형은 ‘학생부 기반 면접’이다. 대학에서는 자기소개서가 폐지된 이후 서류평가 단계에서 수험생을 검토할 수 있는 자료가 학생부이다 보니, 면접에서 학생부 기록에 대한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던진다. 이와 동시에 학생부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수험생의 지원 동기와 활동의 구체적인 모습 등을 파악하고자 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본인의 학생부가 곧 면접관들이 던질 질문의 원천이 될 수 있으므로, 학생부를 꼼꼼하게 확인하며 예상 질문과 답변을 마련하고, 연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상 질문을 만들 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지원한 대학의 과거 질문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일부 대학은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 ‘학생부위주전형 가이드북’을 제작해 과거 면접에서 사용된 예시 질문을 공개하고 있다. 대학에 따라서는 학과별로 대표적인 질문들을 안내하기도 하므로, 주로 어떤 것들을 묻는지, 내 학생부에서는 어떤 것들을 궁금해할지를 예상해 보는 것이 좋다.
대학이 직접적인 질문 사례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에는 부산시교육청 등 시도 교육청이 발간한 면접 자료집을 참고해 자신이 지원한 대학의 기출 문제를 미리 살펴보는 것이 면접전형 합격의 지름길이다.
■단편적인 지식 아닌 종합적 이해 필요
면접전형에서 제시문 기반 면접은 서울 상위권 대학에서 많이 실시한다. 제시문 기반 면접은 제시문을 읽고 나서 면접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대학은 제시문 기반 면접에서 수험생의 단편적인 지식을 묻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사고력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 기본적인 학업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제시문 기반 면접을 앞둔 수험생이라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정리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고려대의 경우 2024학년도 수시모집 인문계열 면접전형에서 고등학교 통합사회와 경제, 윤리와 사상 교과목에서 다루는 ‘공동체주의’ ‘자유주의’ ‘복지국가’ 등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철학가 아리스토텔레스의 국가관 △미국 정부의 뉴딜정책 △위정자의 정치적 개입 최소 지향 등 3가지 지문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설탕세 도입에 대한 수험생의 견해를 밝히도록 했다.
이와 같이 제시문 기반 면접에서는 단편적인 지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견해를 논리정연하게 풀어나가는 과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중 미니 면접은 주로 의예과에서 이용하는 면접 방식이다. 한 학생이 여러 면접실을 돌며 다양한 유형의 인·적성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형식이다. 복수의 평가위원이 한 면접실에서 의사로서의 자질이나 의사소통 능력, 환자와의 공감 능력 등 지원자에 대한 다면평가를 실시한다. 면접시간은 60분 내외다. 과거 주요 대학의 기출 문항을 보면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딜레마와 관련한 질문이 많았고, 사회제도와 과학기술 문제, 윤리와 노동 등에 관련된 문항도 있었다.
다중 미니 면접에서는 간단한 제시문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 문제에 대한 답변을 신속하게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태도와 의사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를 연습하는 것이 좋다. 의사로서 인류애를 바탕으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아픔을 공감하고, 이를 외면하지 않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법도 아는 것이 좋다. 생명과학 교과서와 윤리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교과 개념을 파악하고,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 대한 대응 연습 또한 중요할 수 있다.
■말하기 연습에 익숙해지세요
면접전형에서는 자신이 말할 내용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하기 자체를 연습할 필요도 있다. 평소 빼곡한 일정 속에 말 없이 공부를 하는 시간이 많은 수험생들은 가벼운 대화부터 전문적인 내용까지 논리적으로 이야기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학생부를 기반으로 자신에게 던져질 만한 문제를 어색하지 않게 여러 차례 반복해 말하며 안정적이고 듣기 좋은 리듬과 습관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감 있는 태도도 중요하다. 수험생과 면접관은 면접장에서 처음 만나는 관계다. 수험생이 지나치게 긴장되고 어색한 모습을 보인다면 좋은 인상을 남기기 힘들다. 수험생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정연하면서도 자신감 있게 제시한다면 면접관들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대학마다 면접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인과 준비가 필요하다”며 “대학의 모집요강과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 학생부전형 가이드북 등 대학이 제공하는 자료를 충분히 확인하면 면접에 대한 막연함은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 소장은 “면접을 준비할 때는 단순히 말을 잘하려고 하기보다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을 진정성 있게 이야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말을 조금 더듬거나 표현이 미흡해도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임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