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젊은 유방암’ 지속 증가… 발생률 더 늘 수도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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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학회 ‘유방암 현주소’ 분석
올해 신규 환자 3만 665명 추정

국내에서는 40대 이하의 유방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40대 이하의 유방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일수록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는 서구와 달리 국내에서는 40대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지난 12일 제주도 그랜드조선제주에서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의 ‘한국인 유방암의 현주소’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국가암등록사업자료 분석 결과 유방암은 한국인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종으로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2021년 기준 연간 10만 명당 68.6명이다. 연평균 발생률은 2007년까지 6.8%씩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이후 증가 폭이 4.6%로 다소 둔화했다.

학회는 이 추세라면 올해 3만 665명의 유방암 신규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여성암 발생 가운데 21.8%(1위)를 차지한다.

올해 유방암으로 인한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국내 여성암 사망의 9.2%(4위)에 해당하는 10만 명당 5.8명으로 예상됐다. 2022년 기준 미국 12.2명, 영국 14명, 일본 9.7명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편이다. 국가 건강 검진이 활성화돼 조기 진단과 표준 치료가 활성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유방암 검진율은 2004년 33.2%에서 2023년 72.7%까지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유방암 발생률(2021년 기준)은 40대가 8589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50대(8447명), 60대(5978명), 70대(2611명), 30대(2096명) 순이었다. 유방암 진단 중간 나이는 2000년 46.9세에서 2010년 이후 50세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높아져서 2021년에는 53.4세로 집계됐다. 20년 만에 6.5세가 높아진 셈이다. 인구 고령화 추세 속에 폐경 후 유방암 환자 수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학회는 국내도 미국처럼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방암 발생이 증가하는 서구화 패턴으로 변화하는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봤다.

박세호 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이번 분석 결과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50대 초반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그 이후로는 점차 감소하는 특징을 보였다”면서 “이는 서구와는 다른 양상이어서 향후 한국인의 유방암 발생 양상을 좀 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40대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가 줄지 않는 이유로 서구화된 식생활과 음주·흡연 등 생활 습관의 변화, 운동 부족과 그로 인한 비만, 유전력 등을 꼽았다.

또한 늦은 결혼이나 비혼 여성의 증가, 출산율의 저하와 수유 감소,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에 따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의 증가에 따른 치밀 유방 여성 증가 등은 폐경 이후 유방암 진단이 늘어나는 배경으로 분석했다.

한국유방암학회 한원식 이사장(서울대병원 유방외과 교수)은 “국내 유방암 발생률이 계속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미국 등 서구 선진국에 견줘 아직 70~80% 정도에 해당한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향후 10년 이상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특히 출산율의 저하는 유방암 발생의 주요 위험 요인이어서 향후 발생률과 연관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다행히 현재 유방암 치료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철저한 검진 등에 대해 대국민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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