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은 일본 반핵단체… “50년 만의 경사”
1974년 사토 전 총리 이후 처음
내년 원폭 투하 80주년 앞두고
세계에 반전·반핵 메시지 전달
올해 노벨평화상은 핵무기 반대 운동을 펼쳐 온 일본의 원자폭탄 피해자 단체에게 돌아갔다.
노벨위원회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피해자들의 풀뿌리 운동 단체인 ‘니혼 히단쿄’를 202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올해 평화상 선정에는 원폭 투하 80주년을 한해 앞두고 핵무기 사용은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행위라는 점이 강조됐다는 분석이다.
니혼 히단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5년 8월 일본에 원폭이 투하된 이후 핵무기 사용의 재앙적인 결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운동이세계적으로 펼치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1956년에 일본 내 피폭자 협회와 태평양 지역 핵무기 실험 피해자들로 구성됐따. 현재 30만 명이 넘는 피폭 생존자를 대변하는 일본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단체다. 니혼 히단쿄의 미마키 도시유키 대표는 “전 세계에 핵무기 폐기를 호소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핵무기 폐기 운동 단체가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7년에는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2005년에는 핵에너지의 군사 목적 사용 방지에 앞장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일본에서 평화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1974년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 이후 50년 만이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라오스를 방문 중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날 회담 성과 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도 노벨평화상 소식을 먼저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오랫동안 핵무기 근절을 위해 노력해온 단체”라며 “이 단체에 노벨 평화상이 수여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현지의 방송과 신문 등 언론도 신속하게 올해 노벨평화상이 일본 원폭피해자 단체에게 돌아갔다는 뉴스를 속보로 전했다. 피폭자들이 많은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시, 나가사키현 등 지자체들도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수상의 의미를 되새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