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취임 4년…체질 개선에 ‘업계 수익성 1위’ 우뚝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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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부진, 오히려 기회로
수소 분야 중점, 지속성장 로드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싱가포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14일로 취임 4년을 맞았다. 정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 ‘빅3’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으며,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견조한 친환경차 판매 실적으로 위기 대응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률 10.7%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5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39조 4599억 원, 14조 9059억 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올해 1분기에는 그룹 합산 영업이익이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은 제네시스와 기아로, 두 브랜드 모두 정 회장의 손길을 거쳤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전 과정을 이끌었으며, 그룹 총수에 오르기 전 기아 대표를 역임하며 비인기 모델을 단종하고 시장 수요에 맞춰 레저용 차량(RV) 중심으로의 라인업 재편을 주도했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판매 중 RV·제네시스 비중은 전체의 60% 이상이었고, 기아는 같은 기간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RV 판매 비중 78%를 기록했다.

그룹의 체질 개선은 재무적 성과로도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신용평가사 S&P, 무디스, 피치 등으로부터 일제히 신용등급 A등급을 받았다. 신용등급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그룹을 제외하고는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혼다뿐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캐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친환경차 선두주자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룹은 올해 상반기 친환경차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뤘다.

그룹의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6만 1883대로 작년 동기 대비 60.9% 증가했으며,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두 자릿수로 뛰어 테슬라에 이어 '톱2'에 올랐다.

전기차의 대안으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차(HEV)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앞서갔다.

올해 상반기 그룹의 글로벌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상승한 약 49만 대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며, 올해 말까지 하이브리드차 판매 100만 대 고지를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브랜드별 하이브리드차 판매 목표를 133만대(현대차), 80만대(기아)로 설정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각각 14개, 9개 주요 차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기차 라인업도 꾸준히 확대해 2030년까지 현대차는 21개, 기아는 2027년까지 15개 차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시장의 핵심 축인 수소전기차 분야에서도 그룹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내년까지 넥쏘 후속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수소, 로보틱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신사업을 주도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수소 분야는 정 회장이 가장 중점을 둔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그룹은 올해 초 수소 가치사슬 전반에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하는 'HTWO 그리드' 비전을 소개한 바 있다.

이정 회장에게 남겨진 과제는 미래 신사업의 수익성을 확보해 지속가능한 성장 로드맵을 구축하고 미국 대선, 중동 전쟁 등 급변하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이 꼽힌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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