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북 낙동강변 주민 22명 중 11명서 녹조 독소 유전자 검출”
낙동강네트워크·환경운동연합
주민 102명 대상 조사 진행 중
마이크로시스틴이 유전자 나와
낙동강네트워크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단체가 부산에서 경북까지 낙동강 주변에 사는 주민을 대상으로 비강 검사를 한 결과, 주민 22명 중 11명에게서 녹조 독소 유전자가 나왔다. 이들 단체는 이를 ‘낙동강 녹조 재난’이라고 규정하고 국회 청문회를 요구하는 5만 명 국민청원에 돌입했다.
8일 낙동강네트워크에 따르면 지난 8월 20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낙동강 주변에 사는 어민과 농민, 낙동강 활동가 102명을 대상으로 ‘공기 중 녹조 독소가 비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1차 조사 결과 22명 중 절반인 11명에게서 녹조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mcyE)’ 유전자가 나왔다.
조사는 계명대 동산병원 김동은 이비인후과 교수와 부경대 식품영양학과 이승준 교수가 맡았다. 연구팀은 낙동강 주변 주민들의 콧속에 면봉을 넣어 비강 검사를 했다. 주민에게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이’ 유전자는 장기간 인체에 유입될 경우 치매, 간암, 신경 마비, 생식 기능과 신장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들 단체는 지난 7일 경남 창원 경남도의회 앞과 서울 환경운동연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주민 절반 이상의 비강에서 청산가리 6600배 녹조 독이 검출됐다”며 “영남주민은 피할 수 없는 낙동강 녹조 재난과 맞닥뜨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난 3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낙동강과 금강의 녹조 발생 지역에서 공기를 포집해 조사한 결과 조류독소가 불검출됐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반발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녹조 독은 2015년 낙동강에서 미국 친수 활동기준 8ppb의 58배인 465ppb 검출, 2022년 창원 수돗물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생식 독성 기준 0.03pp의 5.8배 초과한 0.175ppb 검출, 2023년 낙동강에서 3.7km 떨어진 양산의 아파트 거실 공기 중에서 검출됐다”며 “환경부는 2023년과 2024년 (녹조 독) ‘불검출’이라고만 외치고 낙동강 녹조 독 공동조사 요구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조사 대상자에 대한 최종 검사 결과는 다음 달 발표 예정이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