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장관 "고려아연 국가핵심기술로 적극 검토"
박성민 의원 "MBK·영풍 뒷배는 중국…글로벌 기업을 사모펀드가 흔들어"
고려아연이 보유한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MBK파트너스(이하 MBK)·영풍 연합과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에 관한 질문을 받고 “고려아연이 보유한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법령에 따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고려아연은 국가 기간산업이고, 고려아연이 가진 제련 기술을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 산업부 입장에서는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기업과 협의해 향후 국가핵심기술 (지정)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일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를 열고 고려아연이 자사 보유 기술에 대해 신청한 '국가첨단전략기술 및 국가핵심기술 판전 신청' 안건을 심의했다. 심의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울산 중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사모펀드인 MBK에 중국 지분이 포함된 것을 거론하면서 "기술 유출이나 국부 유출에 대해 국가가 안이하게 대처하면 안 된다"며 "고려아연은 글로벌 기업으로 무단히 뻗어나갈 기업인데, 갑자기 사모펀드가 들어와서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소재지는 울산 울주군이다.
박 의원은 "국가핵심기술 (지정)이라든지,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서 법적으로 총동원해 (고려아연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MBK나 영풍 뒤에는 반드시 중국이 있고, 뒷배는 중국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고려아연이 가진 기술을 MBK가 가져가면 안 그래도 전구체 시장의 90%를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철금속이나 이차전지 소재 산업이 완전히 중국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은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규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조선, 원자력 등 분야의 70여건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된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이 인수·합병(M&A) 등 방식으로 외국 기업에 매각될 때는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 정부 예산이 들어가지 않은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도 정부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인수 금지 또는 원상회복 등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이미 정부가 발주한 '2024년도 소재 부품 기술개발 사업' 관련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10개 산학연 기관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정부가 183억 6000만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