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에 지하 8층 웬 말” 마린시티 고층 반대 격화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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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
51층 업무시설 건축허가 통과
73층 실버타운 건립도 논란
주민들 사업 재검토 촉구 집회

7일 제니스비상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협의회 회원 등 마린시티 주민 50여 명이 해운대구청 앞에서 '마린시티 초고층 건물 개발 사업 반대' 집회를 열었다. 변은샘 기자 iamsam@ 7일 제니스비상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협의회 회원 등 마린시티 주민 50여 명이 해운대구청 앞에서 '마린시티 초고층 건물 개발 사업 반대' 집회를 열었다. 변은샘 기자 iamsam@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실버타운과 업무시설 등 초고층 건물 건립 사업 2건이 속도를 내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사전재난평가에서 제동이 걸린 옛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에 추진되는 업무시설 개발 사업이 지난달 부산시 건축허가를 최종 통과하면서 논란은 확대되고 있다.

사업자 측은 옛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에 지하 8층~지상 51층 규모의 업무시설을 건축할 계획이다. 인근 주민들은 매립지인 마린시티에 지하 8층까지 굴착을 시작하면 일대 건물들의 지반 안전성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민 문정수 씨는 “해당 부지 인근 아파트 높이만 80층에 달하는데 바로 옆에 지하 8층짜리 건물이 들어오면 매립지 지반이 약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건축허가가 결국 안 날 거라 예상했는데, 지역 주민에게 설명도 없이 허가를 내준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51층 업무시설은 내년 초 착공 예정이다. 2028년 완공을 목표를 하고 있지만 주민들과의 협의가 길어질 경우 일정은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건축허가를 앞둔 인근 부지 우동 1406-2의 73층 실버타운 건립 사업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사업 부지와 불과 30m 떨어진 해원초의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일조권 침해와 통학로 안전 위협 등을 우려한다.

해원초 이혜미 학부모 대표는 “이미 해원초 북쪽과 서쪽에 고층 건물들이 들어선 가운데 초고층 실버타운까지 들어서면 학생들은 햇빛 한 번 받지 못한 채로 수업을 받게 된다”며 “난개발로 피해 보는 아이들은 무슨 죄인지 모르겠다. 건축허가를 강행한다면 불안감을 지닌 주민들을 무시하는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입주민을 중심으로 구성된 제니스비상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협의회 등 50여 명은 7일 해운대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홈플러스 부지 공사 중지와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사업 초기부터 지역 주민들은 일조권 침해, 난개발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했음에도 해운대구에서는 형식적인 설명회만 했을 뿐 설득이나 홍보가 없었다”며 “싱크홀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매립지에 초고층 건물은 예고된 사고를 부르는 일”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참석자들은 집회 중간중간 해운대구청을 향해 ‘매립지에 지하 8층 웬 말이냐’ ‘닭장교실 웬 말이냐’ ‘전면 재검토가 답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주 2회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부산시 허가, 심의 사안이지만 주민 의사를 부산시에 강력하게 전달하고 안전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은 최대한 보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건축정책과 관계자는 "우려가 제기되는 해당 사업의 지하 8층의 경우 안전한 공법과 추후 안전관리까지 평가 과정에서 확인을 해 통과가 됐다"며 "이미 건축허가가 난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재검토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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