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권 심판” vs “살림꾼 뽑는 선거”…금정구청장 보선 첫 토론
7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10·16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는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정면에 부각하며 심판론을 외쳤고,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는 금정구 살림을 이끌어갈 구청장 선거라고 일축하며 맞섰다.
부산 수영구 KBS부산방송총국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금정 보궐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사실상 유일한 토론회로, 특히 전날 야권 단일화가 완료돼 양자 구도가 형성된 직후 열려 금정주민은 물론 지역 정가의 시선이 집중됐다.
정권 심판론을 주장해 온 김 후보는 이 자리에서도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첫 화두로 던졌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단일 후보라고 소개한 김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지난달 17일 부산에서 30대 여성이 신체 경련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상급 병원을 찾기 위해 92차례나 전화를 돌렸는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서 3시간여 만에 결국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의료 공백이 낳은 참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당선 직후인 17일부터 현장 투입 가능한 능력 있는 구청장임을 강조하며 야권의 전선 확대에 선을 그었다. 그는 보궐선거에 대해 “앞으로 1년 8개월간 금정구의 살림을 이끌어갈 책임자를 뽑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번 선거 이후 다음 날부터 금정구청장 임기가 시작된다”며 “금정구 속속들이 알고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은 준비된 구청장 후보인 윤일현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금정구의 지역특화 발전 방안 외에 △재래시장, 주택가 주차 문제 해결 방안 △쇠퇴하는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일대 발전 방안 등의 공통 질문이 주어졌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같은 공통 질문 외에 이어지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심판론’대 ‘일꾼론’으로 충돌을 계속했다.
첫 번째 주도권 토론에서 선공에 나선 김 후보는 “모든 선거에서는 여당에 대한 평가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 (토론회에서)오로지 금정만을 보자는 게 금정구민 삶에 부합하는 것이냐”며 “대한민국 국정이 금정구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겠나, 아니면 금정구청장이 구민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겠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대통령 후보인지 국회의원 후보인지 모르겠다. 금정구청장 선거다”며 “김 후보는 (선거 구도를)정권 심판론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을 끌고 오는데, 금정구청장 선거는 금정구의 살림을 운영할 살림꾼을 뽑는 선거다. 금정구에 대한 비전 제시를 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이처럼 열띤 토론이 펼쳐지는 가운데 두 사람 모두 세무 전문가인 만큼 이날 토론회에서는 체납 경력과 부채 이력이 언급돼 주목받기도 했다. 윤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체납 이력이 있다”며 “다른 곳에서 근무한 분이면 모르겠는데 국세청 출신이 체납했다는 것은 뜻밖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는 “2023년 7월 두 달간 체납했지만 완납한 상태다”며 “지난해 5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로 삭발하는 등 정신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윤 후보는 재차 김 후보를 향해 “채무가 본인 8건, 배우자 9건으로 합쳐서 17건이다. 이 중에 사인 간 채무가 3건이 있다”며 “일반 서민들은 은행에서 대출 받기도 힘든데 의아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후보는 본인의 개인사를 언급하며 해명에 나섰지만 주도권 토론 시간이 끝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