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9월 ‘물모평’… 수능 코앞 변별력 실종 비상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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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 모두 표준점수 급격 하락
국어는 만점자 4400명 넘을 정도
수험생, 6월 모평 맞춰 막판 공부

지난 4일 부산 동구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평을 치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 4일 부산 동구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평을 치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달 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모평)가 거의 모든 영역에서 변별력을 찾기 힘들만큼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모평’이었던 6월 모평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본수능은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이도 조정이 있을 것이 확실시되므로, 수험생들은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평가원은 1일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평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9월 모평은 국어·수학·영어는 물론 일부 탐구 영역까지 모두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 모평에서는 모든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돼 최상위권 학생의 변별력 구분이 어려워졌다.

1교시 국어 영역은 2022학년도 9월 모평 이후 가장 쉬웠다. 9월 모평 국어 영역 표준점수는 129점이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일반적으로 표준점수 최고점이 120점대면 쉬운 시험, 140점 중·후반대면 어려운 시험으로 통한다. 올해 9월 모평 국어 영역 표준점수는 2022학년도 9월 모평(127점) 이후 가장 낮았다.

9월 모평 국어 영역에서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4478명이었다. 이는 2025학년도 의대 모집정원인 4485명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국어를 다 맞혔더라도 최상위권 학생을 구분할 만한 변별력은 사실상 없었던 셈이다. 지난 6월 모평에서는 국어 만점자가 83명에 그쳤다.

수학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136점으로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 6월 모평 당시 152점보다 16점이나 낮았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 1등급(90점 이상) 비율은 10.94%로, 6월 모평 당시 1.47%를 크게 웃돌았다. 영어 영역 1등급을 받은 수험생만 4만 2212명에 달해, 영어 단일 과목으로서는 변별력이 없었다.

과학탐구 역시 만점자가 전체 응시자의 13.7%인 6788명이 나와, 2등급이 없을 정도로 평이하게 출제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본수능에서는 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9월 모평보다는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측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올해 대입은 의대 증원으로 상위권 변별력이 더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수험생들은 국어와 수학은 6월 모평 수준과 비슷하게, 영어는 9월보다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웨이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본수능은 9월 모평보다는 다소 어렵게 난도를 조정하지만, 지난해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 증원, 무전공 선발 확대, N수생 응시생 증가 등 대형 변수를 고려해 남은 기간 철저하게 수능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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