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막히고 인파 몰리는 해맞이…2024년 신상 ‘일출 맛집’은?
부산역 뒤쪽으로 조성된 북항 친수공원
컨테이너 크레인 배경 ‘찐부산 일출’ 만끽
부산 송도 비롯 거제·사천·통영케이블카
캐빈 안에서 새해 맞는 이색 경험 선사
한반도에서 일출 가장 빠른 포항 호미곶
인근 스페이스워크는 일몰 사진 새 핫플
해가 바뀐다. 나흘 뒤면 2024년의 첫 태양이 떠오른다. 매일매일 새로 마주하는 해이지만, 새해 첫날의 해는 의미가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한 해를 시작하는 기대와 다짐이 있기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날만큼은 수평선을 뚫고 올라오는 해를 직접 맞으러 집을 나서는 이들이 적지 않다. 혼잡하지 않으면서도 특별한 새해맞이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부산의 관문, 북항 친수공원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과 울산, 경남의 일출 명소에는 대개 새벽부터 차량이 몰려든다. 자칫 잘못하 주차할 곳을 찾느라 해맞이 전부터 진이 빠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군다나 인파 걱정까지 덜 수 있다면 금상첨화. 미리 둘러본 부산 북항 친수공원이 딱 그런 곳이었다.
최적의 교통수단은 도시철도 1호선이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도 좋다. 부산역에 내려 역사 2층 뒤쪽으로 연결된 하늘공원에 들어서면 태평양으로 열린 북항 친수공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과 공사 중인 오페라하우스 사이 정면으로 부산항대교가 우뚝 솟아 있다. 해는 부산항대교 뒤편의 신선대부두와 한국해양대(조도) 사이로 떠오른다. 신선대부두의 컨테이너 전용 크레인을 배경으로 고개를 내미는 해를 만나는 건 분명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해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려면 오페라하우스 앞 수변 산책로까지 접근하면 된다. 부산역 하늘공원 육교를 통해 충장로를 건너면 친수공원 입구가 나온다. 경관 수로를 따라 이동하다 보도교 4나 5를 건너면 오페라하우스 앞으로 이어진 수변 산책로가 나오는데, 이곳이 최적 포인트다. 바다를 향해 돌출형 나무 덱 전망대까지 마련돼 있어 사진 촬영에도 제격이다. 부산항대교 주변을 수시로 오가는 선박까지 프레임 속에 같이 담는다면 다른 곳에서 접할 수 없는 ‘부산표 일출’ 작품이 된다. 북항 친수공원은 오전 5시부터 출입이 가능하다.
바다 위를 거닐며 즐기는 일출
하늘 높은 곳에서 일출을 맞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다. 눈 아래 펼쳐지는 일출 광경을 즐기는 방법은 우선 산을 찾는 것이다. 운동을 겸해 새해 새 각오를 다지는 의미에서 산 정상을 향하는 것은 꽤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평소 등산을 꾸준히 하지 않는다면 새해 첫날부터 적지 않은 수고로움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럴 때 케이블카를 이용한다면 큰 힘 들이지 않고 오래 기억할 해맞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부산에서는 서구 암남동의 송도해상케이블카가 별도의 해맞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km 길이를 운행한다.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캐빈에 앉아 부산 앞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일출을 맞는 건 분명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통상 오전 9시부터 운행하는 송도해상케이블카는 1월 1일 단 하루 해맞이객을 위해 오전 6시 30분 조기 개장한다. 탑승객에게는 음료와 핫팩, 무릎담요(선착순)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달 31일까지 온라인 예매도 가능하다.
경남지역 케이블카 운영사도 일제히 해맞이객들을 위한 조기 운행 계획을 세웠다.
거제시 파노라마케이블카는 1월 1일 오전 5시 30분부터 7시까지 선착순 1000명에게 50% 할인 요금을 적용한다. 일출 관람 후에는 떡국을 제공할 계획이다. 사천바다케이블카와 통영케이블카도 오전 6시부터 운행한다. 케이블카는 기상 상황의 영향을 받는 만큼 사전에 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한국천문연구원 예측 2024년 1월 1일 지역별 일출 시간은 다음과 같다. ▲부산·울산 7시 32분 ▲김해·거제 7시 33분 ▲창원·통영 7시 34분 ▲남해·사천 7시 36분.
포항 스페이스워크 일몰·호미곶 일출
부산 기장군을 비롯해 울산 울주군 간절곶과 포항 남구 호미곶 등 동해안을 따라 일출 명소들이 이어진다. 이 중 호미곶과 간절곶은 울산 대왕암공원과 함께 한반도(독도·울릉도 제외)에서 해가 제일 빨리 뜨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새해 첫해의 기운을 제일 빨리 받으려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철의 도시’로 불리는 포항 호미곶으로 일출 여행을 떠난다면 인근에 있는 ‘신상’ 일몰 명소 스페이스워크를 놓치지 말자. 둥그런 구조물 사이로 해가 넘어가는 광경을 찍을 수 있어 SNS 사진 욕심이 있다면 특히 빼놓을 수 없는 스폿이다.
롤러코스터를 빼닮은 스페이스워크는 포항의 대표기업 포스코가 설계·시공해 무료로 개방한 체험형 철재 조형물이다. 영일만을 두고 호미곶과 마주하고 있는 환호공원에 우뚝 서 있는데, 333m 길이의 트랙에 놓인 700여 개의 계단을 직접 오르며 동해안을 조망할 수 있다.
동절기(11~3월) 주말에는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이곳에서 2023년 마지막 일몰(오후 5시 11분 예상)을 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