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자체 CBDC 개발 속도…신흥국 경쟁 주도
BIS, 전 세계 86개 중앙은행 대상 설문조사 진행
2028년까지 최대 24개 CBDC 운영 가능성 있어
선진국보다 신흥 국가에서 적극적인 참여 이어져
불안한 가상자산 시장 상황에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자체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제은행(BIS·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은 10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10년 이내에 전 세계에서 최대 24개 CBDC가 운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1일 기준 현재 유통 중인 CBDC는 바하마, 동부 카리브해, 자메이카, 나이지리아 등 4개 국가에 그친다. 하지만 보고서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설문조사 답변을 기반으로 15개의 소매 CBDC와 9개의 도매 CBDC가 향후 10년 내 운영이 개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가상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 국면도 세계 중앙은행들의 CBDC에 대한 기대감을 희석시키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86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BIS는 중앙은행에 소매, 도매 유형의 CBDC를 작업하고 있는지, 작업은 어느정도 진전이 있었는지, 개발의 진행을 이끈 동기 등에 대해 물었다.
BIS 조사에 따르면, 중앙은행 93%가 어떤 형태로든 CBDC 작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구체적인 실험을 실행하거나 파일럿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2021년 90%에서 3%포인트(P) 증가한 것이다.
특히 나이지리아, 바하마, 중국 등과 같은 신흥 국가들이 CBDC 경쟁을 주도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이들 국가의 CBDC 파일럿 점유율은 소매 29%, 도매 16%로 선진국의 각각 18%와 10%에 비해 두 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세계 중앙은행 60%는 전 세계적인 가상자산 및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확산세가 CBDC 개발 진행 속도 가속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BIS는 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 간 CBDC 개발 진척도의 차이가 커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일부는 향후 3년 이내에 CBDC를 발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디지털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중앙은행을 예시로 들었다.
이재성 jslee@bonmedi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