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정부에 최저임금 인상 재심의 요청…“취약계층 고용에 부정적”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최근 시급 9160원으로 결정된 내년도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고 재심의를 요청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총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취약계층 근로자의 고용에도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최저임금법에 예시된 4개 최저임금 결정기준(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상 인상 요인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임에도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인상됐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또 내년 적용 최저임금이 시급 9160원으로 확정될 경우 주휴수당까지 고려한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최저임금은 시급 1만 1000원(주 15시간 이상 근로자)에 달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 대다수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작년 최저임금 미만율(전체 임금근로자 중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은 15.6%로 역대 2번째를 기록했고, 특히 소상공인이 밀집된 도소매·숙박음식 업종과 소규모 기업에서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게 나타난 점도 근거로 들었다.
경총은 기업의 지불능력, 근로조건, 생산성에 있어 업종별로 다양한 차이가 있음에도 사업 종류별로 구분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경총에 따르면 업종간 최저임금 미만율은 숙박음식업 42.6%, 정보통신업 2.2% 등으로 편차가 40.4%포인트에 달한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산출 근거도 문제 삼았다. 경총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밝힌 인상률 5.1%의 산출 근거(경제성장률 4.0% + 소비자물가상승률 1.8% - 취업자증가율 0.7%)는 현 시점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해당 산식에 따르면 현 정부에서 최저임금은 지난 5년간 누적 경제성장률(11.9%)과 소비자물가상승률(6.3%), 취업자증가율(2.6%)을 고려해 15.6% 인상돼야 했지만 41.6%나 올라 경제 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인상됐다는 것이 경총의 주장이다.
경총 측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 취약계층 일자리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무리한 결정이었다”며 “정부는 현장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하지 말고, 재심의 여부를 진지하게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