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격의 거인’ 곤잘로 아이파크 ‘원정 불패’ 이끌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달 2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충북 청주와의 17라운드 경기에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2-1로 앞서나가다 후반 추가시간대 어이없는 동점골을 내주는 바람에 승점 1점만 챙기는데 그쳤다. 부산이 이날 승리를 지켰다면 리그 상위권으로 올라설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홈 경기 부진을 지울 수 있었다. 하지만 부산은 홈 경기 부진 징크스를 떨쳐내지 못하고 이날 경기장을 찾은 3000여 홈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사기가 꺾인 부산의 다음 상대는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축구 명가’ 수원 삼성. 그것도 원정 경기였다. 부산은 지난 5월 17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홈 경기에서 1-4로 대패했다.
하지만 부산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점이 필요했다. 부산 조성환 감독은 경기 전 “선제 실점하면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달 29일 열린 18라운드 경기에서 부산은 전반 18분 프리킥 위기에서 상대 미드필더 최영준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기제의 크로스에 이은 김지현의 헤더를 부산 수문장 구상민이 잘 막아냈지만, 흘러나온 세컨드볼을 최영준이 밀어 넣은 것이다.
부산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부산은 전반전 수원에 8개의 슈팅(유효슈팅 3개)를 허용했지만, 5개의 슈팅 중 4개의 유효수팅을 기록할 만큼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추가 실점 없이 후반전을 맞은 부산은 공세를 이어갔다. 후반 5분 안양에서 부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북한 국가대표 출신’ 이적생 리영직의 대포알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린 것이 아쉬웠다.
후반 중반 부산은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18분 아껴둔 201cm의 장신 공격수 곤잘로를 투입했다. 부산은 곤잘로를 최전방에 두고 활용했다. 여러 차례 곤잘로의 헤더를 통해 기회가 왔지만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후반 종료 직전 마침내 기회가 왔다. 곤잘로는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수들의 방어를 뚫어내며 극장 헤더골로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골리앗 공격수’ 곤잘로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나는 골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승점 1을 따낸 부산은 8승 6무 4패(승점 30)로 리그 5위에 올라섰다. 특히 부산은 이날 무승부로 올 시즌 원정 경기 5승 3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원정 무패는 올해 K리그 1, 2를 통틀어 부산이 유일하다.
조 감독은 ‘원정불패’라는 수식어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는 “(원정불패가) 징크스가 되면 안 된다”면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홈 경기에 임해야 한다. 팬들에게 더 이상 실망스러운 경기력이나, 결과를 보여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청주 경기 때와 같은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조 감독은 수원을 상대로 승점 1점을 따 낸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수치로 보면 이해가 간다. 이날 부산은 무려 14개의 유효슈팅을 퍼부었지만 곤잘로의 득점이 유일하다. 조 감독은 “경기 내용 측면에서 부족했다. 찬스를 살렸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며 “더 좋은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지만, 경기 운영이 아쉬웠다. 교체 선수들의 활약에 조금 아쉬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부산은 오는 6일 오후 7시 김포FC와 19라운드 원정 경기를 갖는다.
2025-06-30 [18:07]
-
K리그는 우물 안 개구리… 울산,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전패
한국 프로축구 K리그 대표로 출전한 울산 HD가 세계적 축구 명가들이 모인 클럽 월드컵에서 단 1점의 승점도 얻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했다.
16강 진출보다는 단 한 경기라고 이기겠다는 목표마저도 이루지 못하고 세계의 높은 벽만 실감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 등 K리그 전반에 걸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은 26일(한국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F조 3차전에서 0-1로 패하며 대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최종 성적은 3전 3패.
울산은 F조에서 그나마 약체로 평가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마멜로디 선다운스와의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수비를 강화하는 스리백 전술로 나섰지만, 승점을 따지 못했다. 경기 내용면에서 진 경기였다. 울산의 공 점유율은 30%인 반면 마멜로디는 62%였다. 슈팅 수도 8-14로 울산이 열세였다. 울산으로서는 두껍게 쌓았던 중앙 수비가 상대의 속도와 개인 기량에 뚫린 점이 충격이었다.
2-4로 패한 남미의 강호 플루미넨시(브라질)와의 2차전에서 울산은 극단적인 수비에 치중했다. 울산의 공 점유율은 28%로 1차전보다 줄었고, 슈팅은 무려 26개를 허용했다. 그나마 2골을 넣은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경기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4위를 차지한 도르트문트와의 경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울산은 전만에만 슈팅 수 0-20으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선방 쇼를 펼친 골키퍼 조현우가 없었다면 0-1보다 훨씬 큰 점수 차로 질 뻔했다.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한 클럽 월드컵을 두고 K리그 전반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이다. 한국의 우수한 선수들이 유럽으로 진출하는 흐름에서 K리그를 세계적인 수준에 맞추려면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을 대거 데려와야 한다는 견해가 힘을 얻는다. 외국 선수 제한 규정을 폐지해 구단에 자율성을 보장하자는 이야기다.
K리그1에서는 외국인 선수 6명 보유에 4명만 출전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년 전부터 외국인 보유 확대를 검토해왔으나 아직 뚜렷한 변화를 주진 않았다. 리그 차원의 개선 노력이 없다면 울산이 초라하게 고개를 떨군 이번 클럽 월드컵이 K리그 팀이 참여한 마지막 대회일 수 있다.
울산은 이번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FIFA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배분한 대회 출전권 4장 가운데 마지막 티켓을 받았다. 4년간 AFC 챔피언스리그(ACL) 성적을 바탕으로 매긴 아시아축구연맹 랭킹에서 우승팀들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 축구의 사정이 크게 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유럽에서도 수준급으로 꼽히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ACL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 프로리그는 2024-2025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10명으로 늘렸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8명이다.
일본 축구계도 움직이고 있다. J리그는 최상위 리그에 한정해 외국인 출전 제한까지 아예 없애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J리그는 2019년부터 외국인 보유는 무제한으로 허용하고, 출전 선수 수만 제한했다. 현재 J리그1에서는 외국인 5명이 출전할 수 있다. 베테랑 센터백 김영권은 도르트문트전 직후 “사우디는 투자해서 좋은 외국 선수들을 데려오고 있는데, K리그도 투자 측면에서 준비해 준다면 우리가 세계적인 팀과 더 경쟁력 있게 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5-06-26 [17:50]
-
클럽 월드컵 첫판 패한 울산 ‘첩첩산중’
클럽 월드컵 K리그 대표로 나선 울산 HD가 약체로 평가받던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패하면서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울산은 18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대회 마멜로디와의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패배가 뼈아픈 건 울산이 F조에서 상대하는 세 팀 가운데 마멜로디가 그나마 약체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32개 팀 전력을 분석한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마멜로디를 26위, 플루미넨시를 21위, 도르트문트를 7위로 평가했다. 울산은 최하위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울산은 조별 리그를 ‘1승 2무’의 성적으로 16강에 오르겠다는 출사표를 던졌지만, 첫 경기 패배로 브라질과 독일의 명문 구단과의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오는 22일 2차전이 예정돼 있는 플루미넨시는 브라질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구단이다. 플루미넨시는 같은 날 벌어진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경기 내용에선 우위를 보였다.
울산과 3차전을 치르는 도르트문트는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를 4위로 마쳐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행 티켓을 따낸 독일의 명문 구단이다.
강한 공격력을 가진 두 팀을 울산의 수비가 어떻게 막아낼지가 관건이다.
2025-06-18 [17:46]
-
아이파크, 역시 원정에서 강했다… ‘홈 강세’ 전남에 1-0 승리
역시 부산은 원정에서 강했다.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난적’ 전남 드래곤즈를 원정에서 잡았다. 이날 승리로 부산은 올 시즌 ‘원정 무패(5승 2무)’ 를 이어가며 원정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전남은 이날 경기 전까지 ‘4연속 홈 무패’ 기록을 가질 정도로 홈에서 강했지만, 부산의 원정 무패 기세를 막지는 못했다.
부산은 15일 오후 7시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16라운드 전남과의 경기에서 페신의 환상적인 감아차기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며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이날 승리로 8승 4무 4패(승점 28)를 기록한 부산은 2위 수원 삼성(승점 31), 3위 전남(승점 29), 4위 서울 이랜드(승점 28) 등을 가시권에 두면서 상위권 경쟁에 합류했다.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부산은 전반 초반 전남과 공방전을 벌였다. 부산은 전반 4분께 페신의 패스를 받은 장호익이 문전 앞에서 슈팅은 날렸으나 빗나갔다. 1분뒤 부산은 전남의 손건호에게 슈팅을 허용했으나 골대를 빗나가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몇 차례 위기를 넘긴 부산은 전반 37분 페신의 환상적인 감아차기골로 앞서 나갔다. 페신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상대 수비수 2명을 앞에 두고 왼발로 감아차 상대 골문 오른쪽 구속을 찔렀다.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는 궤적의 골이었다.
후반전은 부산의 수문장 구상민의 시간이었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후반전을 맞은 부산은 전남의 공세에 밀렸다.
후반 시작 직후 전남 김주엽의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가 상대 선수 발에 걸리지 않았고, 후반 2분 전남 김예성의 슈팅도 빗나가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후반 20분 부산 골키퍼 구상민은 상대 공격수 발디비아의 슛을 가까스로 막아냈고, 7분 뒤 발디비아와의 1대 1 위기에서도 선방쇼를 펼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부산은 운도 따랐다. 후반들어서만 상대 슛이 두 차례나 골대를 맞아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전남의 공세를 끝까지 잘 지킨 부산은 페신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부산 조성환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가져와서 선수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안산전 패배 이후 연패를 막았다는 데 의미가 큰 경기였다”면서 “K리그2는 어느 한 경기 쉬운 경기가 없고 약한 팀이 없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게 관건이다”고 말했다.
부산은 오는 22일 오후 7시 충북 청주를 홈으로 불러 연승에 도전한다.
2025-06-16 [18:11]
-
아시아 유일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 대기록 주역들
한국 축구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눈부신 역사를 썼다. 이 기록은 전 세계 6개 나라만 갖고 있는 대기록이다.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은 1930년 1회 우루과이 대회 때부터 22회 연속 진출 기록을 갖고 있다. 이어 독일 18회,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 14회, 스페인이 12회 연속 출전했다.
11회 연속 출전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소속된 나라 중에서는 한국이 유일하다. 일본의 8회 연속을 크게 넘어서는 기록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에서 쿠웨이트를 4-0으로 대파하며 월드컵 본선을 향한 여정을 마쳤다. 한국은 2·3차 예선에서 11승 5무를 거둬 16년 만에 무패로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게 됐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대기록에는 많은 이들의 헌신이 있었다.
가장 많은 골을 터뜨린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활약과 가장 많은 시간 그라운드를 누빈 황인범(페예노르트) 등이 그들이다.
손흥민은 2차 예선에서 7골, 3차 예선에서 3골을 합해 총 10골을 터뜨렸다. 특히 그는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전에서 A매치 51호 골을 기록하면서 황선홍 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을 제치고 남자 A매치 최다 득점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 다음으로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이재성(마인츠)이 2·3차 예선을 통틀어 나란히 5골을 넣었고, 오현규(헹크)와 황희찬(울버햄프턴)이 4골씩 보탰다. 배준호(스토크시티), 오세훈(마치다젤비아), 주민규(대전)가 2골씩 터뜨렸다.
대표팀의 ‘중원 사령관’ 황인범은 2·3차 예선에서 무려 1397분을 뛰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앞장섰다. 황인범은 한국이 치른 예선 16경기 중 부상으로 뛰지 못한 지난 3월 월드컵 3차 예선 오만과의 7차전을 제외한 15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대표 선수 중 가장 많은 시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황인범 다음으로는 조현우(울산·1297분), 이강인(1235분), 이재성(1185분), 손흥민(1165분), 설영우(즈베즈다·1138분)가 뒤를 이었다.
이번 예선 과정에서 큰 수확이라면 단연 ‘영건’들의 발굴이다.
2003년생 배준호(스토크시티)는 쿠웨이트전에서 ‘멀티도움’을 올리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배준호는 이날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해 도움 2개를 기록하면서 한국의 4-0 대승에 앞장섰다. 후반 6분 이강인의 두 번째 골과 3분 뒤 오현규(헹크)의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무엇보다 상대 수비를 허무는 움직임과 침투 패스가 빛났다. 여러 차례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배준호는 손흥민의 뒤를 이을 대표팀 차기 왼쪽 측면 공격수임을 각인시켰다.
홍명보호의 최전방 공격수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2001년생 오현규의 발굴도 수확이다. 오현규는 쿠웨이트와 홈 경기 후반 9분 3-0으로 달아나는 골을 넣어 상대 전의를 완전히 꺾었다.
대표팀은 3차 예선에서 9차전까지 총 16골을 넣었다. 이 가운데 교체로 출전하면서 3골을 책임진 오현규는 모처럼 선발로 나선 3차 예선 10번째 경기에서도 골 맛을 봐 홍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오현규는 성실한 뒷공간 침투, 저돌적인 돌파, 양발 마무리 등 스트라이커로서 자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팀 내 입지가 좁았던 셀틱(스코틀랜드)을 떠나 헹크(벨기에)로 이적한 뒤 조금씩 출전 폭을 넓혀간 오현규는 최근 물오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대표팀의 시선은 1년 뒤인 월드컵 본선 무대에 맞춰 있다. 홍 감독은 “내년 6월에 어떤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느냐가 핵심이다”고 말했다.
2025-06-11 [18:05]
-
16년 만에 조 1위 차지하고 ‘팬심’ 지지 되찾는다
쿠웨이트전에서 대승해야 할 이유는 세 가지다. 무더기 골로 16년 만에 아시아 최종예선 1위를 차지하면서 월드컵 본선행을 자축해야 한다. 돌아선 ‘팬심’을 위로할 마지막 기회다. 2군 대거 기용으로 패배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는 않아야 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월드컵대표팀이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10차전 최종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3위로 쿠웨이트(134위)보다 111계단이나 높다.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최근 5연승을 포함해 13승 4무 8패로 앞선다.
한국은 지난 6일 이라크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9차전 원정경기에서 김진규, 오현규의 연속 골 덕분에 2-0으로 이겨 5승 4무(승점 19점)로 B조 1위를 지키며 본선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오만을 3-0으로 누른 요르단은 4승 4무 1패(승점 16점)를 기록해 최소한 2위를 차지하게 돼 한국과 함께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은 쿠웨이트전에서 이겨야 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질 경우 요르단에 밀려 2위로 추락할 수 있다. 한국은 요르단보다 승점 3점이 많지만 골득실은 나란히 +9다. 쿠웨이트전에서 비기거나 지면 승점이나 골득실에서 밀릴 수 있다.
한국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한 것은 2010년이 마지막이었다. 2022년 대회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최종전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지는 바람에 이란에 밀려 A조 2위에 머물렀다. 2018년과 2014년 대회 최종예선에서도 이란에 뒤져 2위로 밀려났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시원한 승리가 필요하다. 그는 지난해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에 휩싸여 팬들의 박수를 받지 못한 채 임기를 시작했다. 좋은 성적을 남겼지만 여전히 상당수 팬의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3월 일찌감치 본선 직행을 확정한 일본, 이란 등에 비해 나은 게 없는 성적도 비교 대상이다.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골 폭죽’이다. 다행히 쿠웨이트는 지난 6일 팔레스타인에 0-2로 져 5무 4패(승점 5점)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데다 B조 6개 팀 중 가장 많은 16실점을 기록한 최약체다.
한국은 쿠웨이트와의 5차전 원정경기에서 오세훈(마치다)의 선제골과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 추가골 그리고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쐐기골로 3-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손흥민이 이라크와의 9차전에 이어 이번에도 뛰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그를 빼고도 이라크전에서 이긴 점을 감안하면 별 문제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배준호, 양민혁(셀틱), 전진우(전북)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커 오세훈, 오현규(헹크)의 활약도 기대된다.
한국이 최선을 다해 이겨야 할 마지막 이유는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 5일 호주 퍼스에서 열린 호주와의 9차전 원정경기에 2군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가 0-1로 졌다. 이 때문에 무패를 기대하던 일본 팬들은 물론 이날 패배 때문에 직행 티켓을 놓칠 위기에 놓인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물론 B조에서 1, 2위는 이미 정해졌지만 한국이 2군을 대거 기용했다가 패할 경우 조 2위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국내외적 비난을 자초할 우려가 크다. 반드시 최선을 다해 이겨야 할 충분한 이유다.
2025-06-08 [18:32]
-
홍명보호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짓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라크 원정길에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려고 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 시간) 오전 3시 15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라크 원정 A매치는 35년 만이다.
한국은 3차 예선 두 경기씩을 남겨놓은 현재 4승 4무(승점 16)로 무패 행진을 이어오며, 요르단(3승 4무 1패·승점 13), 이라크(3승 3무 2패·승점 12) 등을 제치고 B조 6개국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이라크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 축구는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1회 연속이자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해 통산 12번째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이라크가 59위다. 역대 국가대표팀 간 맞대결에서도 한국은 최근 3연승을 포함해 10승 12무 2패로 절대적 우위에 있다.
지난 2일 밤 전세기편으로 결전지 이라크에 도착한 한국 대표팀은 4일 오전 3시 알파이하 스타디움에서 이라크 입성 후 첫 훈련을 했다.
먼저 이라크에 도착해 있던 중동 국가 리그 소속의 권경원, 원두재(이상 코르파칸), 조유민(샤르자), 박용우(알아인)를 비롯해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함께하고서 뒤늦게 합류한 이강인까지 이번 원정에 참여한 26명의 선수가 훈련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훈련은 선수별로 소속팀에서의 경기 출전 시간 및 시기를 고려해 3개 그룹으로 나눠 피지컬 훈련으로 시작했다. 이후 레크리에이션을 겸한 코디네이션 훈련, 공격 및 수비 포지션 훈련을 위한 스몰사이드 게임의 전술 훈련을 이어갔다. 홍명보 감독은 전술 훈련에서 포지션별로 복수의 선수를 두루 기용하면서 이라크전에 적합한 선수가 누구일지를 살폈다.
이라크전의 최대 난적은 40도를 웃도는 날씨다. 현지 기온은 낮 시간대는 최고 45도까지 치솟고, 저녁 시간대에도 35도에 머무는 등 ‘찜통’ 더위다. 중동 국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그나마 적응이 되겠지만, 손흥민과 이강인, 황희찬 등 유럽파 선수들에겐 적응이 쉽지 않은 날씨다. 현재 대표팀에서 이라크 원정 A매치를 경험한 이는 선수, 지도자를 통틀어 홍명보 감독이 유일하다.
한국이 이라크에서 원정 경기로 A매치를 치른 것은 1990년 2월 바그다드에서 열린 친선경기 이후 35년 만이다. 당시 선수였던 홍 감독이 선발 출전한 경기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른다. 유럽 데뷔 시즌에 물오른 공격력을 자랑한 축구대표팀의 오른쪽 수비수 설영우(즈베즈다)는 이라크전을 앞두고 득점에 자신감을 보였다.
즈베즈다에서 보낸 첫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6골 8도움을 올린 설영우는 “처음 유럽에 나갔는데, K리그에 있을 때보다 이상하게 공격포인트를 잘 올렸다. 공격적인 면에서 잘 되는 만큼, 내가 골을 넣어서 이라크전에서 이기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월드컵 3차 예선 오만전에서 선발로 데뷔한 신예 왼쪽 풀백 이태석(22·포항)은 “기회가 온 만큼 실력을 잘 발휘해 이 자리를 놓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2025-06-04 [17:52]
-
홍명보호 ‘찜통 결전지’ 이라크 입성
한국축구대표팀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을 위해 결전지인 이라크에 안착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한국 시간) 오후 11시께 전세기편으로 이라크 바스라 공항에 도착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한 21명의 태극전사와 코치진·스태프가 인천공항을 떠난 지 약 11시간 만이었다.
한국은 오는 6일 오전 3시 15분 이라크 바스라의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을 치른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3차 예선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현재 우리나라는 승점 16(4승 4무)을 기록하며 요르단(승점 13), 이라크(승점 12)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이라크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곧바로 11회 연속이자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이번 이라크 원정의 악재로 여겨졌던 찜통 더위가 우리 선수단을 맞이했다. 선수단이 바스라에 도착했을 때는 현지 시간 2일 오후 5시쯤이었고, 기온은 무려 44도였다.
선수단은 주이라크 한국대사관의 환영 현수막 앞에서 간단한 기념 촬영을 하고 곧바로 숙소로 향했다. 선수단은 방탄 버스 2대에 나눠타고 경호 차량 및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도로 통제 속에 숙소로 이동했다.
이번 원정에 참여하는 26명의 선수 중 중동 국가에서 뛰는 권경원, 원두재(이상 코르파칸), 조유민(샤르자), 박용우(알아인)는 먼저 이라크에 도착해 숙소에서 동료들을 맞이했다.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차지한 이강인은 현지 시간 3일 오전 바스라에 도착했다.
완전체가 된 대표팀은 4일 오전 3시(현지 시간 3일 오후 9시) 이라크에서의 첫 훈련을 진행했다.
축구협회는 “현지 기온이 낮 시간대는 최고 45도까지 올라가고, 저녁 시간대에도 35도에 머물러 훈련 시간은 가능한 한 늦은 시간대로 조정하려 한다”고 밝혔다.
2025-06-03 [22:01]
-
아이파크 19세 백가온의 반란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2골 2도움을 기록한 2006년생 공격수 백가온의 맹활약에 힘입어 ‘난적’ 서울 이랜드를 꺾고 상위권 진입에 발판을 마련했다.
부산은 지난달 31일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7승 4무 3패(승점 25)를 기록한 부산은 이날 5위에 올랐다.
부산은 경기 초반 서울 이랜드의 공세에 밀렸다. 골키퍼 구상민의 여러 차례 선방에 위기를 모면한 부산은 전반 43분 박창우의 패스를 받은 백가온이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프로 첫 골이었다.
만 19세 신인 공격수의 활약을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20분 구상민의 롱킥을 받은 백가온은 중앙에서 달리던 빌레로에게 패스했고, 빌레로는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백기온의 프로 첫 도움이었다. 골키퍼에서 시작된 공격은 득점까지 단 10초면 충분했다.
백가온의 활약을 계속됐다. 자신감 있는 드리볼로 기회를 잡은 백가온은 후반 26분 상대 선수와의 문전 앞 경합 과정에서 중앙으로 연결했고, 페신은 시원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백가온의 패스에 답했다.
3-0으로 앞서 가던 부산은 후반 30분 서울 이랜드에 1점을 허용했지만, 1분 뒤 백가온의 쐐기골로 4-1 완승을 거뒀다.
2025-06-01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