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산업은행 부산 이전’ 지역 현안이 중도표 가른다 [부산시장 선거 민심 점검]
PK 민심 좌우할 키워드
해수부 연내 이전 여권에 호재
동남권투자공사·HMM도 화두
지난달 해양수산부가 이전할 부산 동구 수정동 IM빌딩에서 관계자들이 리모델링 작업을 위해 자재를 옮기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내년 6·3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최대 격전지인 부산·울산·경남(PK) 표심을 뒤흔들 정치권의 공약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중도층이 승패를 가를 핵심으로 거론되는 만큼 이들에 소구력 있는 지역 주요 현안을 〈부산일보〉가 짚어봤다.
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우선 연내 해양수산부 부산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이 정책 분야에 있어서는 유권자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이달 하순 해수부 임시 청사 개청식까지 진행되는 만큼 여당의 계속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지방선거가 6개월이나 남아 있어 민주당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지역 현안들도 남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부산을 찾아 공개했던 국내 최대 해운사 HMM 부산 이전이 대표적이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내년 1월 둘째 주 HMM의 이전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내부의 반발은 연일 고조되고 있다. 암초에 부딪혀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이전과 관련한 절차가 난항을 거듭하면 오히려 여당이 공약 불이행 프레임으로 야당에 되치기 당할 수 있다.
또한 한 차례 부산 여야가 맞붙었던 동남권투자공사도 선거 레이스가 본격화될 경우 정쟁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설립을 약속했던 동남권투자은행은, 투자공사로 한 차례 후퇴한 데 이어 이제는 산업은행의 독립적인 기관이 아닌 하위 자회사로 위상이 격하된 상태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국민의힘은 이를 고리 삼아 맹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다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카드를 꺼내 들며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 삼아 향후 총선, 대선에서도 승리를 거둬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돌연 정부가 부지 조성 공사를 애초 84개월(7년)에서 106개월(8년 8개월)로 연장해 연내 재입찰에 들어가는 가덕신공항은 PK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현안인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의 공기 연장 결정을 두고 지역 민심은 이미 싸늘하게 식은 상태인데, 이를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부울경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역 정가의 중론이다. 이러한 주요 현안들의 차질 없는 진행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것 외에도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 등도 부울경 유권자 표심을 자극하는 주요 사안이 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대한민국 정치가 양극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집토끼보다는 결국 산토끼를 누가 더 투표장으로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라면서 “결국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것은 공약이고 정책이다. 부울경 비전을 제시하는 정당이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