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자율운항시대 개막 앞당긴다
에버그린 본사에 SROC 개소
원격자율운항시대 기반 마련
삼성중공업 최종웅 자율운항연구센터장(왼쪽 4번째)과 에버그린 론 후앙(Ron huang) 선박사업부 부서장(왼쪽 3번째), 일본 NK선급 켄지 타카미(Kenji Takami) 대만 지역 매니저 등이 SROC 개소식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전 세계 해운·물류업계에 혁신 가져올 자율운항 기술 상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선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에버그린사 대만 본사에 ‘삼성원격 운용센터(SROC, Samsung Remote Operation Center)’를 개소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SROC 설립은 자율운항 관련 조선∙해운사 간 협업 첫 사례다.
오랜 기간 이어온 파트너십에 최첨단 스마트 선박 운용 기술과 자율운항 원격기술 발전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라는 게 삼성중공업 설명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에버그린사 1만 5000TEU 컨테이너운반선에 ‘자율운항시스템’(SAS, Samsung Autonomous Ship)으로 태평양 횡단 실증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에버그린사 대만 본사에 설립한 ‘삼성원격 운용센터(SROC, Samsung Remote Operation Center)’ 모습. 삼성중공업 제공
SAS는 삼성중공업이 2019년 독자 개발한 자율운항솔루션이다.
레이더·GPS 등과 카메라 영상을 융합해 상황을 인지하고 필요시 충돌 회피를 위한 엔진과 ‘러더(방향타)’를 자동으로 제어한다.
여기에 주야간 사각지대 없이 주변을 감시하는 AI 시스템 등 최신 ICT 기술이 집약됐다.
해당 선박은 당시 미국 오클랜드에서 대만 가오슝에 이르는 1만 km 구간을 승선원 개입 없이 운항했다.
이 과정에 실시간 기반 선박 자동화 시스템, 상태 기반 유지보수, 선박 영상정보 등 원격 모니터링 지원 기술 기능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이어 10월에는 일본 NK선급으로부터 선박 원격운용시스템에 대한 기본설계 인증도 획득했다.
삼성중공업과 에버그린은 SROC 출범을 계기로 원격 정기 검사 분야 등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본격적으로 도래할 원격 자율운항선박 시대를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에버그린은 육상 콘트롤타워인 SROC에서 선박 정보와 주요 장비 상태를 실시간 확인해 효율적인 장비 점검과 유지 보수가 가능한 선박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최종웅 자율운항연구센터장은 “SROC는 선박 디지털 전환 과정에 선박 안전 운항과 비상 대응을 지원하는 ‘세컨드 브릿지(Second Bridge)’ 역할을 할 것”이라며 “K-조선이 자율운항 기술을 선도하고 국제표준 제정에도 이바지하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